‘3명 사상’ 아파트 화재 감식…“경량 칸막이 없어”
[앵커]
일가족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부산 아파트 화재의 합동 감식이 오늘(10일) 진행됐습니다.
주방 옆의 작은 방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아파트 베란다에는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경량 칸막이'가 없어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이슬 기잡니다.
[리포트]
40대 A씨와 베트남 국적의 장모가 화마를 피해 베란다에 매달렸다 추락해 숨지고, 3살 손자가 중상을 입은 부산의 아파트.
관계 기관들이 참여한 첫 합동감식이 진행됐습니다.
감식반은 불이 난 집안 내부에 대해 정밀 감식을 벌였습니다.
특히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방 옆 작은 방을 중심으로 발화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정현/부산진소방서 현장대응단 주임 : "현재 주방 옆에 작은 방이 가장 소훼가 심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중입니다. 또, 거주자가 추락한 경위도 계속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 아파트 베란다에는 경량 칸막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량 칸막이는 충격을 주면 부서져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시설로, 1992년 7월 의무 설치 규정이 신설됐는데 이 아파트는 이 규정이 없던 시기에 지어졌습니다.
사실상 화마에 쫓긴 일가족의 탈출구가 없었던 셈입니다.
주민들도 감식 현장을 무거운 표정으로 지켜봤습니다.
[이 성/아파트 주민/목격자 : "불이 났다 하니까 그것만 쳐다봤지. 입구에 나오면서 애가 누워있는 걸 봤죠. '가엽다' 느끼는 것도 뒤에야 알았죠. '애가 뛰어내렸다' 하는 소리를 듣고 그제야 알았죠."]
숨진 A씨의 부인인 베트남 이주 여성은 화재 당시 일을 나가 집에 없었고, 현재는 중상을 입은 아들을 간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과 추가 현장 조사를 통해 실화와 방화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원인을 밝혀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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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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