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드러낸 G20 정상회의, 이미지 한껏 높인 모디가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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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에서 9∼10일(현지시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의장국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공동성명 합의를 끌어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디 총리는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공동성명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회의 첫날인 지난 9일 회원국들이 공동선언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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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은 한계 노출 평가…"실질적이고 합의된 해결책 제시 못해"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인도 뉴델리에서 9∼10일(현지시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의장국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공동성명 합의를 끌어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디 총리는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공동성명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회의 첫날인 지난 9일 회원국들이 공동선언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동선언은 "우크라이나의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촉구하면서도 이를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명시적으로 연결 짓거나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한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이는 서방이 그동안 주장해온 것보다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대부분의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 때보다도 약해진 것이다.
전쟁을 규탄하는 강력한 내용을 포함하길 원한 미국 등 서방국과, 완화된 표현을 선호한 러시아 사이에서 절충한 결과로 보인다.
회원국 고위 관리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절충안을 끌어낸 모디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성명에 대해 "인도의 의장직 수행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라고 언급했다.
이번 정상회의 논의 상황을 잘 아는 유럽연합(EU)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인도의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은 매우 강력했다"며 "인도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공동선언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도 합의를 이끈 모디 총리가 이번 정상회의의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팎으로 이미지를 한껏 높였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일판 옵서버는 논설에서 "모디는 이미지를 끌어올렸지만, G20 정상회의는 그것 외에 이룬 것이 거의 없다"면서 "모디 총리는 인도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들)의 지도자로 내세우는 데에 이번 행사를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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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카이 뉴스도 "모디 총리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세계적 분열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으며 회의 첫날 공동성명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이를 입증했다"고 평했다.
스카이 뉴스는 또한 내년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에게 이번 G20 정상회의는 선거운동을 시작할 절호의 기회가 됐으며, 공동선언은 유권자들을 납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CNN 방송도 내년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에게 이번 정상회의는 스스로를 빛내고 인도의 지정학적 힘을 발휘하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예상을 깬 이번 공동성명 합의가 모디 총리에게 "외교정책의 쿠데타"라면서 내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모디 총리 개인은 빛난 데 비해 G20 정상회의 자체는 '합의' 선언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결점을 노출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옵서버는 "G20 정상회의의 의미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식량안보, 채무탕감, 기후위기, 질병, 은행개혁, 디지털 인프라 등 세계적으로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신뢰할 만하며 합의된 조치는 만성적으로 결여돼 있다"고 짚었다.
이어 G20이 공통된 견해·믿음·경험보다는 상대적인 경제력에 기반한 이질적인 집단이며, 상설 사무국이 없다는 점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나 후속 조치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스카이 뉴스는 "이번 공동선언문 가운데 'G20은 지정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장이 아니다'라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운 사실을 드러낸다"며 "이는 G20의 한계를 명백하게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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