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소녀' 美 코코 고프, 코트를 점령하다

남정훈 2023. 9. 1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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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신성' 코코 고프(19·미국)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총상금 6500만달러·약 857억6000만원) 여자 단식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올해 호주오픈 우승자로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렸던 사발렌카는 고프의 수비를 뚫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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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US오픈 여자 단식 정상
세계랭킹 2위 사발렌카 2-1 꺾어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 품에
10대 선수로는 대회 열 번째 기록
“날 향했던 저평가, 물이 아닌 기름
나는 불타오르고 있다” 당찬 소감

‘10대 신성’ 코코 고프(19·미국)가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총상금 6500만달러·약 857억6000만원) 여자 단식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10대 선수로는 열 번째다.

고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끝난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아리나 사발렌카(25·벨라루스)를 2-1(2-6 6-3 6-2)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트로피 들고 활짝 코코 고프(미국)가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2023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뉴욕=UST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2004년생으로 19세인 고프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고프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프랑스 오픈 준우승이다. 당시 고프는 세계랭킹 1위인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에 0-2로 완패했다.

고프는 2017년 슬론 스티븐스(36위) 이후 6년 만에 US오픈 챔피언에 오른 미국 선수다. 아울러 10대에 US오픈 우승을 차지한 열 번째 선수가 됐다. 트레이시 오스틴과 모니카 셀레스가 10대에 2차례 우승한 바 있어 우승 횟수로만 치면 열두 번째다.

고프는 2019년 윔블던에서 역대 최연소인 15세 122일의 나이에 예선을 통과했고, 16강까지 진출하며 ‘테니스 천재’로 주목받아왔다. 이후 급성장해 4년 만에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시비옹테크, 사발렌카와 ‘차세대 테니스 여제’ 경쟁을 펼쳐나갈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세계랭킹 6위인 고프는 여자프로테니스(WTA) 단식 랭킹에서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고프의 개인 최고 순위다.

사발렌카와 역대 전적에서는 4승 2패로 앞서나갔다. 올해 호주오픈 우승자로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렸던 사발렌카는 고프의 수비를 뚫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다만 사발렌카는 US오픈 결승 진출로 다음 주초 발표될 랭킹에서 시비옹테크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는 것을 확정한 상태다.

고프는 빠른 발과 강한 체력을 앞세운 수비가 강점이다. 이날 결승에서도 정교한 샷과 지구력으로 강서브를 앞세운 사발렌카를 무력화했다. 첫 세트 사발렌카의 강공에 크게 고전하던 고프는 두 번째 세트에서 사발렌카가 조금씩 실책을 범하기 시작하자 이를 끈질기게 물고 넘어졌다. 홈 코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더해져 분위기는 고프 쪽으로 확 넘어갔다.

이날 고프는 언포스드 에러에서 19대 46으로 사발렌카를 압도했다. 승부처가 된 3세트에서는 사발렌카가 언포스드 에러 16개를 범하는 동안 단 2개만 기록하며 10대답지 않은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고프는 마지막 자신의 서브게임을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지키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백핸드 위닝샷으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낸 고프는 코트에 누워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 뒤 고프는 “어릴 적 아빠가 이 대회에 데려왔던 기억이 난다. 바로 저기 앉아서 비너스(세리나의 언니)와 세리나의 경기를 봤다. 내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게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보름 전 WTA 1000 대회 우승했을 때, 많은 사람이 그게 나의 정점이라고 말했지만, 지금 난 US오픈 트로피를 우아하게 들고 있다”면서 “그들이 나에게 끼얹었다고 생각한 건 물이 아니라 기름이었다. 난 지금 불타오르고 있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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