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어 한·일 정상 만남…거듭 ‘캠프 데이비드’ 띄우기
바이든과도 세 차례 환담…3국 밀착 행보 대내외 각인 의도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세 차례 환담을 나눴다. 주요 주제는 지난달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모아졌다. 한·미·일 3국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상한 것을 거듭 띄우면서 관계 다지기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현지시간) 20분 동안 G20 정상회의장인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기시다 총리와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동안 6번째 만나게 돼 기쁘고 반갑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 하반기에도 양국이 활발히 만남을 이어가면서 한·일·중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프로세스도 잘 진행해나가자”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제9차 한·중·일 정상회담 의장국으로 연내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듯이 한·일·중 3국 협력 활성화는 아세안+3 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대통령실은 설명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그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일본 정부 입장을 존중하며 사실상 수용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각국 정상에게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자리로 활용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또 “글로벌 현안에 함께 책임 있게 공조하고 기여하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G20 뉴델리 정상회의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등에서 거듭 한·미·일 관계를 강조했다. 3국 밀착 행보를 대내외에 각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9일 세 차례 만남에서도 매번 한·미·일 3국 관계 격상과 캠프 데이비드 회담이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로 열린 갈라 만찬에서 바이든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1시간3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협력체계 공고화가 인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을 이끌어낸 주역”이라고 했다.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양자회담장을 지나가다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제 휴가지에서 함께 시간도 보냈는데 귀갓길 저의 집으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한 뒤 두 정상이 손을 맞잡았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두 정상은 회의 시작 전 정상 라운지에서 만났을 때도 “한·미·일 3국 협력이 전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윤 대통령), “캠프 데이비드 회의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바이든 대통령) 등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실은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뉴델리 정상회의를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회담 결과 이행의 시작점으로 삼는 분위기다. 김 수석은 브리핑에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은 자카르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뉴델리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간디 추모공원 헌화 행사 전 라운지에서는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환담했다. 윤 대통령은 “연내에 리 총리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시진핑 국가주석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말씀을 시 주석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뉴델리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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