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년에 3번 열병식 ‘최초’…“전민 무장화” 강조, 체제 결속용 분석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민방위 무력 열병식’이 지난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딸 김주애, 당·정·군 주요 간부들, 류궈중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당·정부 대표단, 알렉산드로프 러시아군 아카데미협주단, 북한 주재 중국·러시아 대사 등이 열병식을 지켜봤다.
열병식에서는 북한 전국 각지의 직장에 편성된 노농적위군(한국의 예비군·민방위 개념) 부대들이 재래식 무기를 갖추고 행진했다. 컨테이너 내에 방사포를 장착한 트럭, 시멘트를 적재한 것으로 위장해 방사포를 갖춘 덤프트럭, ‘반탱크미사일’ 발사대를 견인하는 트랙터, 오토바이 부대 등 노농적위군 기계화종대가 등장했다.
정권 수립 75주년 열병식은 지난 2월 건군절 75주년과 지난 7월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열병식이다. 2012년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열병식이 한 해 세 번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잇따른 열병식 개최는 김 위원장이 최근 강조하는 “전쟁 준비 태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정규군뿐 아니라 민간 예비군·민방위도 전쟁 수행력을 갖추고 있다며 “전민 무장화”를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통화에서 “전쟁 임박설을 강조해 주민들에게 긴장감을 부여하고, 최근 (강화된)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심리적 압박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열병식은 체제 결속에 초점을 맞춘 내부용 행사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이나 당·정·군 간부들의 공개 연설이 없었고, 열병식마다 선보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대남·대미용 핵·미사일을 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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