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상에 ‘이재명 체포동의안’ 오를까 촉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10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교권회복을 위한 민주당-교원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민주당 “검찰 국면전환용 쇼”
조사 마친 이 대표 ‘민생 행보’

검찰 영장 청구 시점 미지수
추석 전 체포동의안 표결 땐
결과 따라 지지율 악재 ‘고심’

단식 11일 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민생 행보로 당무를 정상 수행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 6차 소환을 요구한 것에 대해 “국면전환용 소환조사쇼”라며 강력 비판했다. 추석 전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날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명절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교권회복을 위한 민주당-교원단체 간담회’를 열고 교육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전날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다섯 번째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조사를 받으러 가며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세력이야말로 반국가세력”이라고 했다. 11시간 가까이 진행된 조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돼야 될 악습”이라고 했다. 조사는 이 대표의 건강상 문제로 마무리되지 못한 채 중단됐다.

민주당과 검찰은 추가 소환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에 12일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검찰과 소환 일자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열고 “정치검찰의 추악한 언론 플레이 술책은 조사 직후에도 멈추지 않고, 이 대표 흠집 내기를 넘어 망신 주기에만 열을 올렸다”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추가 소환을 언급하는 자체가 이미 검찰이 혐의 입증에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 대표 단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자 또 한 번 국면전환용 소환조사쇼를 벌이기 위해 일단 시간이라도 끌겠다고 작정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을 두고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 시점도,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지도 모두 미지수로 남아 있다. 민주당은 추석 전 이 대표 2차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체포동의안 부결 시 ‘방탄’ 오명을 쓰며 당 지지율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체포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은 엇갈린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했다. 당내에서는 가결하는 방향으로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자 동정론이 퍼지며 부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소장의) 형편없는 내용에 대해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면서 “영장 발부를 그럼에도 한다는 건 철저한 검찰의 정치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영리하게 잘 행동한 거다. 궁지를 일단 탈출한 것”이라며 “그런데 그게 다 출구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신주영·김태희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