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발언' 케인, 토트넘 떠난 진짜 이유..."발전하고 싶다면 최고 수준에서 플레이 해야"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해리 케인이 토트넘 훗스퍼를 떠난 이유는 단순 트로피 때문이 아니었다.
케인은 지난 8월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이후 처음으로 영국 언론과 대면했다. 케인은 9월 A매치를 위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다. 케인은 10일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유로 2024 예선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르기 전에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해당 자리에서 케인은 토트넘을 떠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트로피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물론 트로피를 획득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뮌헨에 간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궁극적으로 발전하고 싶다면 최고 수준에서 플레이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해당 발언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발전하고 싶다면 최고 수준에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말은 토트넘에선 발전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인은 계속해서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와 최고의 선수가 되려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뛰고 타이틀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즌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느꼈다. 이제 또 다른 도전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뮌헨 이적 이후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부담감이다. 단지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겨야 한다.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압박감이다. 물론 토트넘에서도 승리하고 싶었지만, 몇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재앙까지는 아니었다. 뮌헨은 반드시 매 경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분위기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과 뮌헨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케인은 "두 경기를 4-0, 3-1로 이겼지만 여전히 경기 방식에 만족스럽지 않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에 속해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출발을 했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즐겁다. 이런 모습이 내가 뮌헨으로 이적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다"라고 언급했다.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얻은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케인은 "A매치에서 돌아오면 유럽축구연맹(UEFA) UCL가 시작된다. 우리가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과거에 가졌던 느낌과는 다른 각오로 UCL에 임할 것이다. 경쟁자로서, 다른 선수들이 유럽축구연맹(UEFA) UCL를 뛰고 있을 때 나는 그저 집에 앉아 그것을 보고 있을 때 내가 상처받은 부분이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케인은 토트넘의 아이콘이자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오른 선수 중 한 명이다. 2014-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고, 매 시즌 20골 이상을 득점했다. 특히 세 차례나 득점 왕을 차지할 정도로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케인 스스로에게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우승 트로피다. 케인은 매 시즌 괴물 같은 득점력을 터트렸지만, 팀의 성적은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시즌 역시 '득점 머신' 엘링 홀란드(36골)에 이어 30골로 리그 득점 랭킹 2위에 올랐지만, 팀은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 케인은 올여름 뮌헨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긴 이적사가였다.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해 무려 3차례 공식 영입 제안을 건넸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까스로 케인을 품었다. 지난달 12일 영국 '디 애슬래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케인은 뮌헨과 합의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다"라고 설명했다.
유럽 축구 소식에 능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도 이적을 99% 확신할 때 사용하는 특유의 멘트인 "Here we go"와 함께 "토트넘은 이적료 1억 유로(약 1,456억 원)에 추가 금액 2,000만 유로(약 290억 원)의 패키지를 받을 것이다 케인은 4년 계약에 서명할 것이고, 독일행 비행기를 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적 직후 케인은 "준비가 된 것 같다. 최근 훈련과 게임을 많이 했다. 완전한 준비 세션을 마쳤다. 첫 경기에 직접 골을 넣고 싶다. 하지만 팀의 성공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브레멘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토마스 투헬 감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케인은 "투헬 감독은 내가 뮌헨으로 이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나에게 자신의 비전을 전달했다. 그리고 어떻게 플레이하고 싶은지, 게임을 어떻게 지배하고 싶은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케인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9번을 물려받았다. 케인은 "놀라운 선수들과 골잡이들이 이미 뮌헨에서 뛰었다. 이 전설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좋은 도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새 시즌을 위해 나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물론 낯선 환경이지만, 먼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인은 이제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됐다. 바로 발롱도르 수상이다. 케인은 "발롱도르를 받으려먼 팀과 함께 타이틀을 획득해야 한다. 분데스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 2024 등 몇 가지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나의 주된 업무는 골을 넣는 것이다. 지금은 발롱도르와 같은 개인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케인의 이적에 수많은 팬들은 아쉬움을 삼켰지만, 동시에 건승을 바랐다. 그동안 케인이 팀에 헌신한 모습과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로 일부 토트넘 팬들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영국 '더 선'은 "일부 토트넘 팬들은 케인의 발언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라면서 팬 반응을 공개했다. 한 팬은 "케인은 모든 사람이 생각했던 것처럼 토트넘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드러냈고, "기회를 준 클럽을 파헤치지 보다는 조용히 새로운 클럽에 집중하는게 어때?"라며 비꼬는 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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