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2일 재조사 신경전…野 “檢 정치행위” 檢 “수사지연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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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등과 관련해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9일 검찰 조사가 조서 날인 없이 끝나면서 추가 조사를 놓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조서 날인 없이 조사를 중단시킨 게 의도적으로 검찰 수사를 늦추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조사 당시 검찰이 제안한 영상녹화 조사를 거부하면서 "오후 5시까지만 조사를 받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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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아무 증거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또 부르려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검찰 내부에선 “일반 피의자가 조서에 날인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면 긴급 체포됐을 사안”이라며 부글거리는 모습이다.
● “5번이든, 6번이든 나간다”고 했지만
당초 검찰은 9일 이 대표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달 중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었다. 국회 본회의 일정과 이 대표의 단식 상황을 고려할 때 추석 연휴 전 체포동의안 표결까지 끝내고 수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는 취지였다.
9일에 조사를 끝내지 못한 검찰은 이 대표에게 12일에 다시 검찰에 나올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조사를 받던 이 대표 측이 오후 6시까지만 조사를 받게 해 주면 12일 출석하겠다”고 먼저 제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 측이 월·수·금요일은 당 최고위원회 일정 등으로 조사가 어렵다고 해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조사 일자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9일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날짜를 협의해 다섯 번째든 여섯 번째든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12일 조사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7~9일 중 출석을 요구해 이 대표가 일정을 조율한 다음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다시 12일에 오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정치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 변호인도 “2차 조사에는 응하겠지만 12일은 검찰 의견”이라며 추가 일정 조율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조서 날인 없이 조사를 중단시킨 게 의도적으로 검찰 수사를 늦추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또 12일 조사가 무산되면 단식 중인 이 대표의 건강 문제 때문에 조사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이 대표 측이 일정 조율로 다시 시간을 끌려 할 경우 추가 조사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이 대표 “오후 5시까지만 조사 받겠다” 요구
이 대표는 9일 조사 당시 검찰이 제안한 영상녹화 조사를 거부하면서 “오후 5시까지만 조사를 받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건강도 좋지 않으니 최대한 질문을 줄이고 신속하게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이 대표 측은 요지부동이었다. 검찰은 단식 중인 이 대표의 상태를 고려해 사전에 질문지 250여 쪽을 100쪽 안팎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표는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대북사업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전결 사업”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도지사 직인이 찍힌 문건을 제시하자 이 대표는 검찰에 “기억이 안 난다. 도지사 결재가 몇 건인지 아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결국 이 대표 요구대로 조사는 8시간여 만에 끝났고 이 대표 측은 조서 열람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서 열람을 시작한 지 약 2시간 40분만에 “진술이 누락된 부분이 많다. 그만 하겠다”며 날인 없이 퇴장했다. 이 대표의 ‘조사 조기 종료’ 요구로 검찰은 방북비용 대납 의혹과 사법 방해, 쪼개기 후원 등에 대한 조사는 거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윤명진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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