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내내 뜨거운 오후 2시…“2PM은 계속 된다” [고승희의 리와인드]  

2023. 9.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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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일 이틀간 잠실 실내체육관
2PM 데뷔 15주년 기념 단독콘서트
3시간 넘게 땀 흘린 오후 2시의 남자들
2008년 9월 4일 데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2세대 K-팝 그룹 2PM이 약 6년만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잇츠 2PM(It’s 2PM)’

한순간도 뜨겁지 않은 적이 없었다. 3시간 30분에 달하는 공연 동안 셔츠는 두 번이나 찢어졌다. 2008년 데뷔, 15년을 지내온 지금까지 이들에게 24시간 내내 오후 두 시였다.

“넌 다시 나를 찾을거야. 그 때 내가 다시 올거야.” (‘아이 윌 비 백(I’ll Be Back)’ 중)

2PM이 다시 돌아왔다. 9~10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잇츠 2PM(It’s 2PM)’을 열고 수많은 팬들과 만났다. 2017년 6월 열린 ‘식스나이츠(6NIGHTS)’ 이후 약 6년 만에 열리는 단독 콘서트였다.

마치 이날을 위해 만들어진 곡처럼 2010년 발매한 ‘스틸 2PM(Still 2PM)’에 수록된 ‘아이 윌 비 백’이 울려퍼지자, ‘핫티스트’(2PM 팬덤)는 일제히 응원봉과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미친거 아니야?’가 나올 때는 2층 객석까지 모두 기립했다. 미쳐버리겠다고 작정이나 한 것처럼, 콘서트의 엔딩곡을 방불케 한 무대였다. 콘서트 시작 세 번째 곡에서부터 폭발하는 에너지를 쏟아졌다. 내리 세 곡을 부른 뒤 무대 바닥에 쓰러져 눕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2PM의 15주년 콘서트 오프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멤버들은 무대를 안방 삼아 “좀만 더 소리 질러봐요”라며 핫티스트를 끌어올렸다. 준케이는 무대에서 일어나 ‘아이 윌 비 백’을 외치며 2PM의 귀환을 알렸다.

2008년 9월 4일 데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2세대 K-팝 그룹 2PM이 약 6년만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오프닝 네 곡 차에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3층 객석까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준케이는 “1층, 2층, 3층, 에브리바디 다 일어나, 풋 유어 핸즈 업”이라며 2011년 발표한 ‘핸즈 업’을 이어갔다.

내리 네 곡을 부른 뒤에야 첫 인사가 나왔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고 첫 인사를 건넨 뒤, 2PM의 전매특허 자기소개가 더해졌다. .“여러분의 종합비타민” 우영, “2PM에서 키와 얼굴을 맡은” 택연, “2PM의 외국인을 맡고 있는” 닉쿤, “2PM의 왼쪽 엉덩이를 맡고 있는” 준호 등 저마다의 수식어가 나오며 완전체 콘서트를 실감케 했다.

택연은 오랜만의 팬들과의 만남에 “오늘 2PM을 처음 보는 분들 있냐”고 물었고, 의외로 상당수의 관객이 반응을 보이자 “2PM 공연 처음 보면 놀랄 수 있다. 너무 잘 생겨서”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008년 9월 4일 데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2세대 K-팝 그룹 2PM이 약 6년만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PM, 15년의 집대성

2008년 데뷔, 2세대 K-팝 전성시대를 연 주역답게 시대별 히크곡도 넘쳐났다. 2008년 데뷔 싱글부터 2021년 발표한 ‘머스트(MUST)’에 이르기까지 이날 공연은 2PM이 굳건히 버텨온 지난 15년의 집대성이었다.

가장 최신곡으로 팬데믹 시절 발표한 ‘해야해’(2021년)는 콘서트에선 처음 선보이는 곡이었다. 우영은 이 곡을 마친 뒤 “그 당시, 최대한 팬들 앞에 빨리 서야해, 앨범을 빨리 내야해, 빨리 활동 해야해 라는 생각을 하다 나온 곡”이라고 했다. 준케이는 우영의 이야기에 “그동안 응원하며 기다려준 핫티스트가 있어 우리가 무대에 설 이유가 생긴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008년 9월 4일 데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2세대 K-팝 그룹 2PM이 약 6년만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15년 만에 다시 부르는 데뷔곡 ‘10점 만점에 10점’, 역주행 신화를 쓰고, ‘우리집엔 준호가 없다’며 그토록 ‘준호네 집’ 주소를 찾아 헤매게 만든 ‘우리집’까지 이어지자, 함성은 떠나갈 듯했다. 2013년 ’하.니.뿐‘을 부를 땐 의자 퍼포먼스로 미니멀하면서 절제된 안무를 선보였고 ’뿐이야‘ 부분에선 떼창도 나왔다. ‘아임 유어 맨’에서 넥타이를 푸는가 하면, 재킷을 벗고 웨이브를 선보이는 퍼포먼스에선 “섹시해”라는 화답이 나왔다. 곡을 마친 뒤 준호는 “무대를 하다 보면 유독 호응이 좋은 부분이 있다”며 “이렇게 찢었을 때다”라며 준케이의 셔츠를 들춰내 비명 같은 함성이 터졌다.

앙코르를 제외하고 이날 공연에선 무려 26곡의 무대가 이어졌다. 넘쳐나는 히트곡을 다 부르지 못해 2PM은 ‘택연의 주크박스’ 코너를 마련하고,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 어쿠스틱한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후 5시에 시작한 콘서트는 15곡을 소화하는 데에 무려 1시간 45분이 걸렸다.

공연의 열기는 커지고, 시간은 길어지다 보니 2PM 멤버들은 공연 중간 중간 관객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특히나 일층 관객들은 스탠딩이었던 만큼 안전한 공연 관람을 위한 당부가 끊이지 않았다. 준호는 “안전거리 유지하면서, 목이 많이 마르면 물도 마시면서 함께 하자”며 “저한테 달라고 하면 제가 물을 주겠다”고 말해 너나 없이 물을 요구했다.

2008년 9월 4일 데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2세대 K-팝 그룹 2PM이 약 6년만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 두 시간을 지나갈 무렵 멤버들은 “지금부터가 2PM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시간”이라며 ‘어게인&어게인(Again & Again, 2009년), ‘위드아웃 유(Without U)’, ‘하트비트’를 줄줄이 들려줬다. 특히 ‘하트 비트’가 나올 때 객석에선 2PM과 함께 ‘떼춤’을 췄고, 그 시절 최고의 ‘엔딩’이었던 ‘찢택연’이 돌아와 강렬한 마무리를 장식했다. 이어 ‘니가 밉다’, ‘게임 오버(Game over)’, ‘돈트 스톱, 캔트 스톱(Don’t Stop, Can’t Stop)까지 총 26곡을 선보였다. “15주년 콘서트에 준비한 것이 많은데, 그 많은 것 중 땀도 있다”고 한 택연의 이야기처럼 땀과 열정, 지난 시간의 역사가 빼곡히 채워진 무대였다.

유일한 단점은 음향이었다. 실내체육관이 담기엔 버거운 출력의 사운드가 이어졌다. 특히 마이크 음량이 치게 커 고음 파트에선 때때로 귀가 불편하기도 했다.

2008년 9월 4일 데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2세대 K-팝 그룹 2PM이 약 6년만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가수에 그 팬…2PM 못지 않게 뜨거웠다

“어떻게 말할지 몰라서 어떤 말로도 모자라서, (중략) 난 해줄 수 있는게 너무 모자라서 이 노랠 만들었어.”

15년의 원동력은 다른 누구도 아닌 ‘핫티스트’였다. 2PM은 팬들을 향한 마음을 담은 ‘땡큐(Thank you)’를 공연 말미 이 곡을 선곡하며 못다한 이야기를 전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지난 시간동안 담아온 진심이 뭍어났다.

우영은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고,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며 “그동안 군대도 다녀오고, 팬데믹도 겪으면서 모두가 많이 지치고 힘들었을 텐데 여러분 앞에서 우리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 궁금했다. 그 모든 것이 해결되는 개운한 날이다. 2PM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드라마 ‘킹덤’,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2PM ‘늦덕’의 주역이 된 준호는 “15년의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해주셨다는 생각에 너무나 벅찼다”며 “지금 이 순간을 함께 하는 여러분이 있어 이 순간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택연은 “여러분은 제가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자 축복이다”라며 “어떤 분들은 처음 본 분도 있고, 자주 본 팬들도 오랜만에 본다. 한 분 한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여러분이 있어 지금이 있을 수 있었다”며 90도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막내 찬성은 “여전히 열정적이고 사랑스러운 눈빛을 받는 이 시간이 저희에겐 축복인 것 같다”며 “저희가 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 건 여러분들이 비춰주셔서 그렇다. 그런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2008년 9월 4일 데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2세대 K-팝 그룹 2PM이 약 6년만의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은 끝나도 끝난게 아니었다. 열다섯 생일파티도 마치고, 엔딩곡도 불렀지만 공연은 이어졌다. 계속 마지막 곡이라고 말하면서도, ‘원점으로’, ‘이별여행’, ‘핫(HOT)’까지 줄줄이 선곡해 마지막까지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객석의 관객들은 다시 모두 일어나 춤을 추며 공연을 즐겼다. 클럽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콘서트는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지만, 3시간 30분을 채우고서야 막을 내렸다.

그 가수에 그 팬이었다. ‘어른돌’ 2PM과 함께 성장한 팬들 역시 K-팝 사상 가장 뜨거운 ‘어른돌’로 성장한 2PM과 ‘핫티스트’는 너무도 잘 맞는 짝이었다. 오랜 팬덤의 함성은 밀도와 질이 달랐다. 엄청난 데시벨 공격에 귀에 무리가 갈 정도였으나, 공연이 이어지는 3시간 30분 내내 지치지도 않았다.

팬들은 대체로 20~30대 초반이 많았다. 활동 시절 ‘짐승돌’로 불리며 ‘얼른 섹시’를 갈고 닦은 그루인지라 ‘누나팬’들도 적지 않았고,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함께 공연장을 찾은 커플도 눈에 띄었다. 엄마 손을 잡고 온 2008년생 10대 소녀팬도 있었다.

이날 공연장에서 만난 ‘핫티스트’ 윤지민 씨는 “10년 전이었던 고등학생 시절 부터 좋아해 지금까지 다른 가수에게 마음을 준 적이 없었다”며 “당시 많은 그룹이 나왔지만, 2PM은 2PM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보여준 그룹이다. 어른 섹시의 정석 아니냐”고 말했다. 2PM이 데뷔한 2008년부터 팬이었다는 김재영(28) 씨는 “학창시절엔 쉬는 시간마다 ’하트 비트‘의 춤을 췄다. 퍼포먼스, 비주얼, 노래까지 지금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며 “2PM과 함께 한 시간에 나의 10대와 20대가 있다. 언제나 내가 지내온 시간 속에 있던 가수이자, 영원한 아이돌이다”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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