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G 28㎓ 희망고문은 이제 그만

구자윤 2023. 9. 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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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모두 5세대(5G) 이동통신 28㎓ 주파수에서 완전히 손을 뗀 지 반년이 되어간다.

통신 3사는 기지국 의무수량을 제대로 못 채우거나 평가 결과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28㎓ 할당이 취소될 수 있다는 걸 알고도 사실상 망 구축을 포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28㎓는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로, 데이터 전송속도는 빠르지만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 투과력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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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G 28㎓ 희망고문은 이제 그만
통신 3사 모두 5세대(5G) 이동통신 28㎓ 주파수에서 완전히 손을 뗀 지 반년이 되어간다. 한때 통신사들이 4G 대비 20배 빠른 5G라고 광고했던 것이 바로 28㎓다. 통신 3사는 기지국 의무수량을 제대로 못 채우거나 평가 결과 점수가 30점 미만이면 28㎓ 할당이 취소될 수 있다는 걸 알고도 사실상 망 구축을 포기했다. 그만큼 28㎓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8㎓는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로, 데이터 전송속도는 빠르지만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 투과력이 약하다. 나뭇잎 한 장에도 전파방해를 받을 정도다. 도심 지역에서는 전파가 수많은 건물·벽 등을 다 통과해야 하는데, 같은 규모라면 기지국을 더 설치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도 28㎓를 상용화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미국에서도 28㎓ 기지국은 경기장 중심으로 설치했을 뿐이다. 더욱이 수익이 날 만한 서비스는 발굴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8㎓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등에서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3사로부터 할당 취소한 28㎓ 대역을 신규 사업자에게 분배해 경쟁이 정체된 통신시장 '메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규 사업자에게 망 구축 지원을 위한 특례 마련, 투자비 부담 완화 등을 약속했지만 28㎓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통신 3사가 사실상 버린 주파수를 굳이 신규 사업자가 좋다고 나서서 활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28㎓는 더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비용을 신규 사업자가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1월 20일부터 12월 19일까지 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를 신청할 신규 사업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5G 28㎓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앞으로 6G로 가기 위해선 28㎓ 대역에 대한 노하우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으나, 6G 주파수 후보 대역으로 떠오르는 '어퍼-미드밴드'는 7~24㎓ 대역으로 28㎓보다도 낮은 주파수다. 과기정통부 입장에선 28Ghz가 차질을 빚는 게 안타깝겠지만 시장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 국민들은 주파수가 무엇이든 상관 없이 언제 어디서나 잘 터지는 5G를 원할 뿐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정보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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