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칼럼] 용산공원, 한미 동맹 70년 상징
이러한 70년간의 공고한 관계를 그 태동기부터 오롯이 담고 있는 곳이 바로 용산 개리슨(Garrison), 즉 용산기지다. 남산 아래 둔지산 자락에 자리한 용산기지는 여의도와 비슷한 크기인 약 243만㎡로 축구장 340개가 들어갈 만한 면적이기도 하다. 그 크기만큼 입지적 특성이나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용산기지는 주한미군으로부터 전체 부지를 돌려받은 이후 '용산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은 단절된 남산과 한강을 녹지-수경축으로 연결시켜 대한민국 수도의 중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허파의 기능을 할 것이며, 동시에 녹색국토환경과 미래 도시문화를 체감할 수 있는 국가 도시공원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용산기지 반환은 2004년 한미 간 용산기지이전협정으로 평택 이전이 결정되며 시작됐다. 하지만 용산기지 내에는 다양한 군사시설뿐 아니라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의 생활공간이 오랜 기간 자리했던 만큼 돌려받는 데는 다양한 사안이 엮여 있어 반환협상은 상당 기간 제자리걸음이었다.
지지부진하던 반환은 2022년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속도가 붙었다. 이를 계기로 한미 간 합의가 적극적으로 추진됐으며, 그 성과로 지난해에 기지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을 돌려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실 주변에 넓은 공간을 조성하여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국민께 약속드린 바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반환된 부지 일부를 '용산공원 시범 개방'으로 17일간 2만2000여명의 국민에게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인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이를 재조성, 임시개방했다. 지난달에는 미군 자녀들이 다니던 학교와 지원시설들이 있던 부지를 약 2000㎡ 규모의 초대형 분수가 있는 '분수정원'으로 재탄생시켜 추가 개방하는 등 약 30만㎡의 공간을 알차게 구성해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용산공원을 온전히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용산공원을 방문하는 국민이 안심하고 올 수 있도록 환경관리 역시 철저하게 진행됐다. 본디 용산어린이정원 구역은 주한미군과 가족들의 삶의 터전이었고, 그들이 살던 주택은 물론 미군 자녀들이 반환 직전까지도 다니며 맘껏 뛰놀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있는 마을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들이 안심하고 살았던 거주공간을 국민들도 충분히 안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환경부와 협력해 정원 조성 준비 단계부터 환경안전성을 검증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용산기지 반환의 물꼬가 본격적으로 트인 만큼 국토교통부는 이제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계획한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는 공원이 단순한 생태적 공간일 뿐 아니라 개인과 사회공동체의 안녕을 유지해주는 사회통합의 수단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용산공원 역시 이 시대 우리 문화의 역량을 선보이고 미래세대에게 국토를 어떻게 바라보고 운영해야 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공간이자 어린이부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국민소통의 한마당으로서 우리 모두가 '같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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