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장녀 김주애, 제왕학 수업 받고 있다”…정성장 세종연 실장 분석
독일·일본 등 외신은 후계자 내정설 한 단계 더 나가 ‘후계자 낙점’ 증거 분석
남존여비 사상·장남 있는 상황서 어린 장녀 후계자설에 부정적인 시각에 변화 예상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지난 8일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장녀 김주애가 주석단 특별석에 오른 것과 관련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강국 건설 정책을 이어갈 미래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이른 시기부터 제왕학 수업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주요 외신들이 김주애가 사실상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서 낙점된 증거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김주애의 열병식 ‘주석단 특별석 착석’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북한이 장남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린 장녀(이전에는 차녀라고 주장)의 후계자 내정설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본 그간의 시각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주애 후계자 내정설’을 일관되게 주장해온 정 실장은 북한의 ‘열병식 행사에서 드러난 백두혈통 김주애의 특별한 위상’ 자료에서 "이같은 모습은 2010년 9월 북한 노동당 3차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후 처음으로 개최된 동년 10월 10일의 열병식 모습을 연상케 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9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열병식 기간 군부의 2인자인 당중앙위원회 군정지도부장 박정천 원수가 한쪽 무릎을 꿇고 김주애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정천 원수와 김주애는 열병식 내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손뼉을 쳤다. 박정천은 시멘트 운반차량에 방사포를 탑재한 위장방사포 열병 종대가 지나는 장면에서 김주애에게 경례하고 귓속말을 나눴다. 박정천은 최근 김정은의 주요 시찰에 계속 동행하며 군사 분야 최측근으로 부상한 인물이다. 김주애의 옆자리에 앉은 그가 굳이 무릎을 꿇고 김주애와 대화를 나눈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정 실장은 "지금까지 북한의 간부가 공개행사에서 김정은 이외의 인물 앞에서 무릎을 꿇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며 "이는 김주애가 비록 어떠한 공식 직책도 없지만, 군주제 국가의 왕족에 해당하는 ‘백두혈통’으로서 김정은 다음 가는 위상을 이미 차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자 노동신문은 2면 상단에 김정은과 김주애가 ‘주석단 특별석’에 서서 열병식을 바라보는 사진을 크게 소개했다. 정 실장은 "2010년 당시만 해도 김정일과 김정은 사이에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서 있었는데, 올해 9월 8일 행사에서는 김정은 바로 옆에 김주애가 서 있었다"며 "2010년 10월의 열병식과 올해 9월의 열병식에 모두 중국 대표단이 참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이 참석한 지난 7·27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는 김정은이 김주애를 대동하지 않았다. 정 실장은 "중국 대표단이 참석한 이번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대동하고 ‘주석단 특별석’에 같이 앉은 것은 앞으로 김주애를 대외관계에도 서서히 노출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정 실장은 "북한이 ‘사회주의국가’이면서 동시에 ‘사실상의 군주제 국가’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북한 관영매체가 인민들에게 ‘존경하는 자제분’의 존재감을 계속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주애도 열병식 행사에 참석해 김정은 옆에서 열병 행렬을 바라보면서 김정은의 뒤를 잇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9일까지 북한 관영매체는 김주애의 김정은 공개활동 동행에 대해 총 16회 보도했으며 그 중 13회는 군사 분야, 2회는 체육경기 관람, 1회는 경제 분야와 관련된 것이었다"며 "이는 김주애가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강국 건설 정책을 이어갈 미래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이른 시기부터 제왕학 수업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민방위무력열병식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김주애를 데리고 나와 ‘주석단 특별석’에서 자신의 바로 오른편에 앉게 했다. 김 위원장과 김주애 양옆에는 군부의 1인자 리병철과 2인자 박정천 원수가 착석했다.
올해 2월 8일 열린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에서는 김주애가 김정은 뒤편의 ‘귀빈석’에 어머니 리설주와 같이 앉아 있었는데, 이번에는 김정은과 함께 ‘주석단 특별석’에 앉은 것은 제왕학 수업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앞서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열병식 내용이 공개되기 전 ‘김씨 왕조 통치가 75년을 맞았다’는 제목 기사에서 "김주애가 언젠가 공산국가 북한의 원수로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훈련받고 있다는 정황이 전해진다"고 전했다. 일본 민영방송 TBS 역시 ‘북한 건국 75년 군사 퍼레이드에 김정은씨도 딸과 출석’이라는 기사에서 김주애의 후계자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교사 사망케 한 학부모 사업장” 뭇매에 결국 ‘영업중단’→‘급매’
- 5성 장군이 무릎꿇고 귓속말…“김주애 후계 수업”
- “윤석열은 그냥 뼛속까지 왜놈”…야당 日오염수 규탄 집회서 나온 ‘막말’
- 프랑스 여배우 베아르 “어린 시절 근친상간 당해”
- ‘불법 촬영 피해’ 한성주, 12년 만에 공개석상 나오나
- 경찰, ‘외설 공연 논란’ 마마무 화사 소환조사…‘음란성 여부 판단’
- 기괴한 설계의 北 신형잠수함…전문가들 ‘절레절레’[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 러시아에서 한 달에 6대 팔린 현대차
- ‘더글로리’ 김히어라 학폭 논란 증폭…디스패치·김히어라 측 녹취록 공개로 충돌
- 北 잠수함은 ‘바다의 경운기’… “소음커서 쉽게 탐지, 연안 미사일 발사대 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