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발가락 때린 KIA 나스타…이게 전화위복이 될 줄이야, 26세 중견수가 해결사였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로선 전화위복이었다.
KIA는 2회말에 간판스타 나성범을 빼고 경기를 치러야 했다. 나성범은 3-0으로 앞선 2사 3루서 LG 선발투수 최원태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파울타구가 자신의 왼발을 때렸다.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나성범으로선 불운.
나성범은 볼카운트 2B1S서 최원태의 148km 몸쪽 패스트볼에 대응하다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잠시 숨을 골랐고, 5구 147km 패스트볼을 가볍게 툭 맞혔다. 그런데 타구가 우익수 홍창기를 넘어 담장을 직격했다. 누가 봐도 100% 풀스윙이 아니었는데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를 날렸다. 나성범은 발가락이 아픈 관계로 안타 세리머니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스킵 동작을 해보니 도저히 주루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 스스로 경기서 빠졌다. KIA는 곧바로 나성범을 선한병원(구단 지정)으로 보내 정밀검진을 받게 했다. KIA로선 다행이었다. 왼 엄지발가락 단순 타박상이었다.
KIA는 나성범을 빼고 최원준(26)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최원준은 들어가자마자 2루 도루를 해내며 몸을 풀더니, 3회말 첫 타석에선 볼넷을 얻어냈다. 5회에는 삼진을 당했지만, 7-7 동점이던 7회말에 제대로 일을 냈다. 1사 2루서 김진성을 상대로 포크볼 3개를 잇따라 골라낸 뒤 143km 패스트볼을 툭 밀어 좌중간 1타점 결승타를 뽑아냈다. 이후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치면서 이날만 3개의 도루에 성공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도루.
KIA로선 전형적으로 잘 풀린 경기다. 나성범이 2회에 부상으로 빠졌으면 경기가 꼬여도 이상하지 않은데 대신 들어간 선수가 펄펄 날았다. 더구나 최원준은 요즘 매 경기 선발 출전하지도 못했다. 외야로 옮긴 뒤에도 이창진이나 이우성 등 좋은 타격감을 가진 선수들에게 밀렸다.
때문에 이 경기는 KIA로서도 선두 LG를 상대로 3승1패 위닝시리즈를 따낸 기쁨과 함께, 침체기를 보내던 최원준에게도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두 배의 수확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최원준이 컨디션을 올리면 KIA뿐 아니라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류중일 감독도 좋아할 것이다.
최원준은 “제대하고 돌아와서 내 플레이를 못했는데 지금은 적응을 마쳤다. 한 경기 최다도루도 몰랐고, 팀 8개 도루도 몰랐다. 팀에서 뛰라는 사인도 주고, 뛰지 말라는 사인도 준다. 올 시즌엔 뭔가 보여주기 보다 하던대로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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