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개월 남은 부산엑스포 유치경쟁… `기후위기 극복 전략` 부각한 외교전
윤석열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까지 최대한 많은 정상을 만나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하는 '외교전'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후위기 극복'을 2030부산엑스포의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열린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에 참석한 장성민 대통령 특사(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는 "2030 부산엑스포는 노 싱글 유즈 플라스틱(no single-use plastic), 세계박람회 역사상 첫 제로 프라스틱 엑스포 개최국이 될 것"이라며 "기후변화, 탄소중립(NET-ZERO)정신을 반영한 진정한 친환경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장 특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케냐에서 진행된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언론 브리핑에서 2030 부산엑스포에 대해 "대한민국은 환경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2030년 글로벌 전시회를 기후변화 정상회의로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특사가 올해 첫 기후 정상회의를 개최한 아프리카에서 부산엑스포를 '제로 플라스틱 엑스포'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은 '기후위기 극복'이 아프리카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기 때문이다. 55개 아프리카 국가가 참여하는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에서 이들은 아프리카 대륙을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생에너지 개발의 중심지로 키워나간다는 내용의 '나이로비 선언'을 채택하고, 앞으로 2년마다 기후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장 특사는 '아프리카 기후변화 서밋23' 참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들을 2030부산엑스포 개최에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냐의 유력 언론은 장 특사의 약속을 비중있게 보도하며 관심을 표명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에 장 특사를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재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김효은 기후대사, 홍진욱 아프리카순회대사, 여성준 주케냐 대사, 유창호 대통령실 미래정책국장 등이 대거 참석하면서 아프리카 기후 위기 극복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G20에 참가 중인 윤 대통령 역시 9~10일동안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코모로, 인도 등과 연쇄적으로 양자 회담을 갖고 각 정상들에게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숨가쁘게 이어지는 국제회의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엑스포 유치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 역시 이번 G20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가장 중요한 화두로 다뤘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G20 첫 번째 세션 '하나의 지구'에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녹색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유엔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 달러(한화 4000억원 상당) 공여 등의 계획을 밝혔다. GCF는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는 국제기금으로 현재 우리나라 인천 송도에 본부를 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공여 외에도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협력 선도 △글로벌 녹색해운항로(Green shipping Corridor) 구축 등의 계획을 발표하며 "이를 통해 개도국들의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도울 계획이다. GCF에 대한 G20 차원의 적극적인 기여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장 특사의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 국가와의 관계가 한층 더 가까워진 만큼 부산엑스포 유치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기후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기후대책의 중요한 가치를 2030부산엑스포에 반영하겠다는 선언이 55개 아프리카연합 회원국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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