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 3차례 환담…‘한·미·일’ 협력 다지기

유정인 기자 2023. 9. 1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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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G20 계기 미·일 정상 만남
기시다와 한·중·일 정상회담 준비 논의
바이든과 캠프 데이비드 성공 자평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의 정상회의장인 바라트 만다팜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만찬장과 회의장 등에서 만나 세 차례 환담을 나눴다. 한·일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 환담의 주요 주제는 지난달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모아졌다. 한·미·일 3국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상한 것을 성공적 결과로 거듭 띄우면서 관계 다지기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58분(현지시간)부터 20분 동안 G20 정상회의장인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기시다 총리와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아세안+3 회의 등에 나란히 참석한 후 뉴델리에서 정상회담으로 다시 만났다.

두 정상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동안 6번째 만나게 돼 기쁘고 반갑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올해 하반기에도 양국이 활발히 만남을 이어가면서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프로세스도 잘 진행해 나가자”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연내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 중이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이후 4년간 열리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듯이 한·일·중 3국 협력 활성화는 아세안+3 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캠프 데이비드 회담으로 한·미·일 공조 틀을 갖춰 놓고, 시선을 한·중·일 정상회의를 돌려 동아시아 3국 협력 복원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대통령실은 설명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그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일본 정부 입장을 존중하며 사실상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를 각국 정상에게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자리로 활용해왔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또 최근 한·일관계 발전 기조를 평가하고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현안에 함께 책임있게 공조하고 기여하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G20 뉴델리 정상회의와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등에서 거듭 한·미·일 관계를 강조했다. 3국 밀착 행보를 대내외에 각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9일 세 차례 만남에서도 매번 한·미·일 3국 관계 격상과 캠프 데이비드 회담이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주최로 열린 갈라 만찬에서 바이든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1시간3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같은 테이블에 모디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이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협력체계 공고화가 인도·태평양 지역과 글로벌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3국 협력을 이끌어낸 주역”이고 화답했다.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양자 회담장을 지나던 중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제 휴가지에서 함께 시간도 보냈는데 귀갓길 저의 집으로 같이 갑시다”라며 손을 맞잡았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회담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동감한다. 그와 동시에 역사적 순간이기도 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두 정상은 회의 시작 전 정상 라운지에서 만났을 때도 “한·미·일 3국 협력이 전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다양한 계기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윤 대통령), “캠프 데이비드 회의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바이든 대통령) 등 이야기를 나눴다.

대통령실은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뉴델리 정상회의를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회담 결과 이행의 시작점으로 삼는 분위기다. 김 수석은 브리핑에서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은 자카르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G20 뉴델리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캠프 데이비드 3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공동의 기여 협력, 구체적으로 개발협력과 해양 안보, 디지털 첨단 기술의 성장 토대를 함께 구축하기로 한 것이 그렇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간디 추모공원 헌화 행사 전 라운지에서는 중국 리창 총리와 만나 환담했다. 리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다가와 옆자리에 앉으며 인사했고 윤 대통령은 “연내에 리 총리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시진핑 주석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에 “말씀을 시 주석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뉴델리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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