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인에겐 봉사 않습네다"…러 북한식당도 '북러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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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북한 식당 '고려'의 여성 종업원이 정중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한 말이다.
지난 6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서 북한 식당 지배인 모자가 탈출했다가 붙잡힌 사건과 한국인의 식당 이용 제한이 시기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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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죄송하지만, 남조선 사람들에게는 봉사하지 않습네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북한 식당 '고려'의 여성 종업원이 정중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한 말이다.
그는 기자를 포함한 일행에게 좌석을 안내해주긴 했지만, 한국 사람인 것을 알고는 주문받기를 거절했다.
한국인을 거부하는 이유를 묻자 종업원은 "새로운 규정이 그렇다"라고만 답했다.
주변의 한 테이블에서는 아시아 남성들이 북한말과 중국어를 섞어 대화하며 식사하고 있었다. 북한 남성이 중국인 남성이 고른 음식을 통역해 시켜주는 상황으로 보였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러시아 연인이 냉면을 먹고 있었다. 출구에는 기분 좋게 취한 듯한 러시아인 무리가 크게 웃으면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식당 안이 붐비지는 않았지만 식사하러 들어오는 러시아인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이 식당은 과거에는 한국인의 출입을 막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에서는 한국인들이 올려놓은 음식 등에 대한 후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모스크바의 한 교민은 "올여름 '고려'가 한국인을 받지 않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남북 관계가 얼어붙다 보니 윗선에서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관측했다.
내부 이탈자 단속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지난 6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서 북한 식당 지배인 모자가 탈출했다가 붙잡힌 사건과 한국인의 식당 이용 제한이 시기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곧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북러가 밀착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인의 북한 식당 이용은 자유롭고 한국인의 이용은 제한된다는 점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러시아와 북한은 중국과도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 북한의 정권 수립(9·9절) 75주년에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긴밀한 관계를 확인했다.
모스크바에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아르바트 거리에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등신대를 설치해 놓은 기념품 가게들도 많다. 지난 3월 시 주석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등신대는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러시아인들까지 기념사진을 찍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게 안에는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초상화가 그려진 러시아 전통 '인형 속 인형' 마트료시카도 진열돼 있다. 푸틴 대통령 인형과 시 주석 인형이 번갈아 가며 나오는 마트료시카도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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