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미술축제 '키아프리즈', 닷새 간 8만 명 다녀가며 성료
키아프 단독관람도 6000명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미술 장터 키아프리즈(키아프2023+프리즈서울)가 10일 막을 내렸다. 세계 최대의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공동 개최됐다. 세계 자산시장이 조정기에 있는 만큼 미술품 거래도 지난해에 비해서는 줄어든 게 사실이나 약 8만 여 명의 미술품 애호가들이 닷새 간 행사장을 찾으며 미술 축제를 즐겼다.
10일 프리즈에 따르면 9일 폐막한 프리즈 서울 방문객은 나흘간 7만 여 명이다. 프리즈보다 하루 더 진행된 키아프2023은 8만 명이 방문하며 막을 내렸다. 키아프 방문객 기준으로는 지난해(7만 명) 대비 15% 늘어난 수치로, 프리즈가 끝난 10일 키아프 단독 티켓 판매는 6000매에 달했다.
실제로 두 행사 기간에는 평일임에도 많은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VIP 사전관람이 진행된 6일에는 K11그룹의 에이드리언 청,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홍라희 리움미술관 전 관장 등 기업인들과 미술계 인사들이 대거 현장에 등장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일반 입장이 시작된 9월 7일부터 오히려 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주말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행사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 앞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도 보였다.
판매 실적은 지난해처럼 ‘대박’은 아니었지만 미술품 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VIP 사전관람 첫 날에는 77억 원 상당의 쿠사마 야요이의 회화 작품이 팔렸고, 실적을 공개한 주요 갤러리에 따르면 타데우스 로팍이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그림을 120만 달러(약 16억 원), 스푸르스 마거스는 로즈마리 트로켈의 ‘더 블루스’를 130만 유로(약 18억 원)에 판매했다. 세계 최대 갤러리 중 한 곳인 하우저앤워스는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을 125만 달러(약 17억8000만 원), 라시드 존슨의 회화를 97만5000달러(약 13억 원)에 판매하는 등 주요 갤러리마다 수십 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 갤러리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의 작품을 49만~55만 달러(약 6억5000~7억8000만 원)에 판매했고, 하종현, 함경아, 이광호 등의 작품도 새 주인을 찾았다. ‘프리즈 마스터즈’ 섹션에 참여해 호평을 받은 갤러리현대는 이성자의 작품 2점을 40만~45만 달러(5억 원 이상)에 팔아치웠다.
키아프에서는 국내 주요 미술관과 중국인 컬렉터들이 대거 작품을 사간 것으로 전해진다. 갤러리 현대에서는 라이언갠더의 대형 작품 3점, 8000만 원대 작품 2점, 초소형 작품 2점 등을 판매했다. 국제갤러리는 우고론디노네의 단독부스를 마련해 3미터 크기의 초대형 신작 회화를 3억 원에 판매했다. 샘터화랑에서도 박서보의 작품이 3~4억 원대에 판매됐다.
특히 이번 키아프 서울에서는 젊은 작가와 갤러리의 작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페어 시작과 엘케이아이에프갤러리는 페어 시작과 동시에 완판을 기록했으며, 신진갤러리 옵스큐라는 VIP 사전관람 당일 배병우 작가의 작품을 약 2억 원 가량 판매하기도 했다. ‘키아프 솔로’라는 이름으로 부스를 차린 솔로부스에서도 수억 원 대의 매출을 내는 등 성과를 냈다.
국내외 갤러리들은 두 번째 열린 ‘키아프리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글로벌 갤러리들은 국내 아트컬렉터들의 식견이 놀랍게 향상된 모습에 놀란 눈치였다. 닉 시무노비치 가고시안 갤러리 아이사 시니어 디렉터는 “한국 컬렉터들의 식견이 대단히 높아 한국 미술계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시내 스푸르스 마거스 시니어 디렉터 겸 아시아 총괄은 "작품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고 있고 컬렉터들의 질문도 더 진지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다양한 연령대와 취향을 지닌 컬렉터들이 여러 작품에 대해 문의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두 행사가 앞으로 계속 공동개최 되기 위해서는 키아프가 프리즈와 다른 고유한 특색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화랑협회는 이번 키아프에서 ‘박생광·박래현 특별전’ 등을 준비하며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다. 키아프 측은 “20년 이상 서로 다른 운영방식과 행사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온 두 아트페어가 한 도시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협의와 조율이 필요하다”며 “양측은 추후 행사를 위한 운영시스템의 조율, 나아가 두 페어의 차별화와 정체성에 대한 심화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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