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언더파…박지영 "나도 메이저 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9. 1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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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
출전 선수 중 유일한 언더파
이예원 등 3타 차로 따돌려
올 시즌 3승·통산 7승 달성
지역상생 프로그램 호평 받아
기부금 1억원·이천쌀 등 전달
10일 열린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종일 18번홀에서 챔피언퍼트를 성공시킨 박지영이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고 있다. KLPGA

박지영이 자신의 이력에 그토록 바라던 메이저 우승을 추가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박지영은 "집중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머리가 아프다. 사흘간 잘 버틴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메이저 우승 39전 40기에 성공한 기분을 표현하면 오 예!"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박지영은 10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합계 2언더파 286타를 적어낸 박지영은 공동 2위 이예원, 김민별, 이가영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으로 2억1600만원을 받은 박지영은 KLPGA 투어 통산 7승째를 올렸다.

2015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지영은 앞선 6번의 우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확실한 이유가 있다. 생애 처음으로 KLPGA 투어 메이저 우승의 감격을 맛봤기 때문이다.

이번 우승이 값진 또 하나는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해서다. 발목을 덮는 러프에 빠르고 단단한 그린으로 인해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이 대부분 어려움을 겪었다. 몇몇 선수는 "올해 쳐본 골프장 중에 가장 난도가 높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박지영에게는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침착함이 무기인 박지영은 나흘간 흔들리지 않았고 KLPGA 투어 메이저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첫날 3오버파를 적어냈던 박지영이 우승 경쟁에 합류한 건 둘째 날이다. 보기를 단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낚아챈 그는 전날보다 순위를 21계단 끌어올린 단독 2위가 됐다. 셋째 날과 마지막 날에는 박지영의 집중력이 빛났다. 오버파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박지영은 자신의 공략법을 완벽하게 지키며 이번 대회 우승을 완성했다.

박지영은 "방심하는 순간 타수를 크게 잃을 수 있는 만큼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 것 같다"며 "이번 대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잘 막아냈다. 어렸을 때부터 꼭 한번 우승하고 싶었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원동력으로는 비거리 증가를 꼽았다. 박지영은 "드라이버 샷 거리가 10~15야드 더 나가는 덕을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7번 아이언을 쳤던 홀에서 올해는 9번 아이언 또는 피칭 웨지를 잡고 있다. 장타자가 왜 유리한지 실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즌 3승의 감격을 맛본 박지영은 남은 시즌 계속해서 승수를 추가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박지영은 "올 시즌 하반기 목표를 2승으로 잡았는데 벌써 3승을 차지하게 됐다. 상승 분위기를 탄 만큼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가는 게 목표"라며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많이 우승하고 싶다. 시즌 종료까지 대회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준비를 더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준우승은 1오버파 289타를 기록한 이예원과 김민별, 이가영이 차지했다.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와 함께 스폰서 대회 우승을 노렸던 이예원은 뒷심이 부족해 발목을 잡혔다. 이예원은 이날 전반에 이븐파를 적어내며 역전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후반 플레이가 아쉬웠다. 그는 10번홀과 15번홀, 18번홀에서 1타씩 잃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민별은 최종일 5언더파를 몰아치며 준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번 준우승으로 신인상 포인트 2017점을 만든 김민별은 2위 황유민을 64점 차로 따돌리고 1위로 올라섰다.

매년 골프 대회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온 KB금융그룹은 올해도 지역 사회와의 상생 등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실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5번홀과 17번홀에서는 지역 상생 이벤트가 진행됐다.

대회 첫날부터 나흘간 5번홀 KB스타(KB STAR)존을 통해 적립된 기부액은 7200만원이다. 그러나 KB금융그룹은 2800만원을 더해 당초 목표로 했던 1억원을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한 장학금'으로 전달한다고 밝혔다. K-비(K-Bee)존이 운영된 17번홀도 마찬가지다. 70명이 K-비존에 공을 넣어 벌꿀 70세트와 이천 쌀 1400㎏이 모였지만 KB금융그룹은 벌꿀 100세트와 이천 쌀 2000㎏을 만들어 여주·이천 지역에 거주하는 다자녀 및 한부모 가정을 돕기로 결정했다.

[이천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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