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만 바라보는 국민의힘…공천룰 논의 시작도 못했다
국민의힘, 채워도 아직 10곳
공천룰, 민주당은 지난 5월 확정
국민의힘 지난 선거 때 그대로
10일 매일경제가 여야 총선 준비상황을 점검한 결과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지역조직 정비가 거의 마무리됐다.
49석이 걸린 서울의 경우 민주당에서 지역위원장이 없는 ‘사고지역위’는 송파갑과 중구성동갑 2곳 뿐이다. 중구성동갑의 경우 지역위원장이던 홍익표 의원이 서초을로 옮기면서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이 맡고 있다. 특히 40명의 현역 의원이 건재한 만큼 조직관리도 상대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강서을, 광진을, 중랑을에 각각 김성태 전 의원, 오신환 전 의원,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됐지만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당협이 여전히 10곳에 이른다.
광역지자체 중 가장 많은 59석이 분포해 있는 경기도 역시 민주당은 사고지역위가 김남국 의원이 탈당하면서 공백이 생긴 안산단원을 외에 안성시, 포천시가평군, 용인갑, 수원무에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이 있다. 이에 비해 국민의힘은 지난 달 시흥갑, 용인병, 안산단원을에 새로운 조직위원장이 임명됐지만, 여전히 20%가 넘는 12곳이 사고당협이다.
13석이 있는 인천도 민주당은 돈봉투 사건으로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이 탈당한 남동구을과 부평갑에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이 있다. 국민의힘은 남동구갑, 서구갑, 서구을이 사고당협이다.
이처럼 수도권 곳곳에 구멍이 뚫리자 현장에서는 사고당협 인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당협위원장은 “서울은 바람을 많이 타는데다 지역도 넓지 않아 한 지역구란 말이 있다”며 “이렇게 사고당협이 많으면 우리 지역구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기기 어렵다는 우려가 많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고당협을 메우기 위한 인선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총선 공천관리위원회를 꾸린 뒤 곧바로 공천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용산 ‘눈치보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당도 중요하지만 중도 표심 공략을 위해서는 인물이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아직 인재영입위원회를 만드는 등 가시적 움직임이 없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공천준비가 늦은 것은 대통령실과 조율 문제가 한몫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의견 조율없이 독자적으로 공천을 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선 ‘게임의 룰’인 공천룰 역시 민주당이 앞서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5월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내년 총선에서도 국민 50%, 당원 50%를 반영하는 국민 참여 경선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시스템 공천’ 기조를 유지하되 도덕성 기준을 강화하고 음주운전·가정폭력·아동학대 등 부적격 기준의 감점 효과를 강화했다. 다만 김은경 혁신위가 공천룰 수정안을 던져놓은 상황이어서 불안요소는 남아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천룰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은 선거인단 50%, 여론조사 결과 50%를 반영해 결정한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하면 세부적인 룰에 손을 대야 한다. 공천룰을 정할 때 당내에서 기준의 공정성을 두고 항상 분쟁이 발생한던 점을 고려하면 ‘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일부 의원들이 공천룰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공천파동이 발생할 경우 지지율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당무감사에서도 야당이 한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총선 전에 당무감사를 실시해 조직관리가 제대로 안된 당협과 지역위원장을 교체한다.
민주당은 이미 당무감사와 평가까지 마무리하고 최고위 보고까지 마쳤지만 국민의힘은 오는 10월부터 당무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당무감사로 인해 또다시 사고당협이 늘어날 수 있어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공천을 하기로 하면서 일정이 더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개 구청장 선거를 두고 ‘미니총선’ 사이즈로 키우면서 당이 한동안 총력지원을 하게 됐다”며 “이래 저래 총선준비에 쏟아야할 집중력이 분산되고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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