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메타버스 시대, 네트워크 변화 절실하다
최근 메타버스는 전 세계 기술 담론의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디지털로 삶의 경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특히 가상 세계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주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이 메타버스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디지털로 가장 잘 연결된 국가 중 하나다. 메타버스와 관련해 전세계적으로 VR·AR 도입과 혁신을 앞서 나가는 선두 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대학들은 벌써부터 메타버스 강의실을 만들기 위해 투자를 해왔고, 지방 정부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디지털로 체험할 수 있게 만들고 있으며, 서울의 한 병원 연구팀은 AR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척추 수술 플랫폼도 개발하였다.
메타버스가 명실공히 한국 디지털 지향점의 중심에 자리를 잡아 감에 따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연결 인프라가 꼭 필요하다. 메타버스가 약속하는 생생한 가상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VR·AR에 이질적이지 않은 인터페이스 구현, VR·AR의 광범위한 활용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강력한 초저지연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메타버스는 VR·AR, 그리고 여러 기술의 융합으로 이뤄진 확장현실(XR)로 구현될 수있다. 메타버스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려면 VR과 AR 기술 성숙이 필수적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헤드셋의 크기가 계속 작아짐에 따라 오늘날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처럼 VR 과 AR 기기가 보편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실제로 전 세계의 AR·VR 시장은 매년 13.72%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약 5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세는 메타버스 실현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메타버스 경험은 심각한 지연과 오류 발생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몰입감을 저하시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비로소 대중화될 수 있다. 메타버스는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이미 상당한 양의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뒤에는 데이터 사용량이 2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크는 메타버스의 성공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다.
메타버스는 모든 것을 아우르며 끊김 없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진정한 가상 공간, 즉 가상 환경과 실제 환경이 완벽히 융합되는 세계가 될 것이다. 메타버스가 약속하는 세상은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접속장비,네트워크와 같은 핵심 요소의 진화에 달려있다. 유선 네트워크와 모바일 무선 네트워크 모두 VR·AR 같은 최첨단 기술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기 위해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VR은 초고속 유선 네트워크에서만 실현 가능해 아직 가정이나 직장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AR도 모바일앱 상에서 디지털 콘텐츠 오버레이 기술이 구현되면서 일단 성공적으로 도입됐지만, 2025년 5G-어드밴스드 네트워크가 출범하면 고용량, 고대역폭, 초저지연 기능 등 초연결성이 구현되면서 비로소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는 연결성 관련 기술 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더 촉진하려면 정부와 통신사업자 간의 긴밀한 협력도 필요하다. 특히 서울시의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버스 서울' 같은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정부와 통신사업자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이 플랫폼은 VR·AR 기술을 통해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고 도시 인프라를 관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신기술이 그렇듯 메타버스 뿐 아니라 구체적인 VR·AR 개발 로드맵은 현재 없다. 그러나 통신사업자는 한국 사용자들이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급속도로 수용하는 과정과 이에 따른 네트워크 트래픽 증가의 영향에 대비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포켓몬 고' 앱이 AR 기술을 대중화시킨 것처럼, 하나의 앱이나 장치만으로도 메타버스를 손쉽게 주류로 끌어올릴 수 있다. 통신사업자는 네트워크의 속도, 복원력, 용량을 최적화해 메타버스에서 모든 연결이 융합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무선 네트워크의 경우, 다가올 5G-어드밴스드 시대뿐 아니라 그 이후도 대비해야 한다. 광섬유 기술의 발전으로 가정내 멀티 디바이스 라인업에 VR·AR 단말기가 자리잡으면서 유선 네트워크에서 Wi-Fi 개선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업자는 메타버스 안에서의 산업 발전에도 주목해야 한다. 디지털 트윈 같은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특화망 무선 네트워크(이음 5G 등)와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수요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창원시는 메타버스에서 창원시의 산업단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기술과 환경의 발전 방향을 테스트하고 예측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한 가지 대중적인 의견은 2030년이 되면 우리가 현실 세계보다 메타버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는 하루하루 그 현실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통신사업자는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메타버스가 우리 생활에 도착할 즈음에는 엄청난 충격이 있을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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