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두 번째 구속영장 초읽기…체포안 처리에 ‘단식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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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2차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가 열흘 넘게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가 현실화하면,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한 야당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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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야당 민주당의 길]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2차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대표가 열흘 넘게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가 현실화하면,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한 야당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방탄정당’ 프레임 속에서 실리와 명분을 잃지 않을 ‘묘안’을 찾느라 당내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쇄신을 요구하며 지난달 31일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이 대표는 10일 초췌한 모습으로 열하루째 시위를 이어갔다. 전날 오전 10시30분 수원지검에 출석한 그는 7시간가량의 조사와 조서 열람 절차를 마치고 밤 9시30분께 검찰청을 나섰다. 다만 검찰은 이 대표의 단식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로 심야조사를 벌이지 못한 탓에 그에게 12일 추가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 대표는 9일 검찰 조사 뒤 “예상했던 대로 (검찰은)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돼야 할 악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소불위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는가”라며 재소환에 응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이번주 이 대표를 한차례 더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르면 오는 21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되고, 25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다. 10일로 단식 11일차를 맞은 이 대표는 그동안 당무와 검찰조사 등을 병행하면서 눈에 띄게 체력이 약해진 상태다. 당내에서는 단식 7일차인 지난 6일부터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국회 본관 앞 농성장을 찾아 “건강은 나빠지고 있을 거고, 국민들도 상황을 많이 착잡하게 보고 있다. 단식 거두시고 건강 챙기셨으면 한다”고 권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어쨌든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조금이라도 막아야 할 거 같다”며 에둘러 고사했다.
‘체포동의안 가결’을 상수로 전망했던 당내에서도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방정식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자칫 이 대표의 건강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는데다, 이 대표 단식 이후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어서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여전히 체포동의안 ‘가결’이 상식적이라고 보지만, 당대표가 목숨을 담보하고 싸우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의원들이 이를 가결 처리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비주류 대부분도 이 대표와 지도부의 판단을 주시하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비이재명계 한 의원은 “여전히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고 총선에서 함께 이기자’고 말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본다. 어떤 경우에도 상처는 입지만, 이 방법이 제일 피해가 적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겨냥해 ‘수사 방해’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표는) ‘당당히 조사받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결국 ‘꼼수 조사’로 마무리한 것”이라며 “단군 이래 최대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의 몸통이라는 혐의의 주인공이 민주투사로 둔갑하겠다는 것은 민주투사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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