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에게 밥 한 번 사야겠어요" 환하게 웃은 김종민 감독, 드래프트 승자가 됐다
[마이데일리 = 외발산동 심혜진 기자] 한국도로공사 김종민(49) 감독이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최대어' 김세빈을 품었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0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2022~2023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드래프트 지명 순서는 지난 시즌 최종 순위 역순을 기준으로 한다. 페퍼저축은행 35%, IBK기업은행 30%, GS칼텍스 20%,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8%, 현대건설 4%, 흥국생명 2%, 한국도로공사 1%의 확률로 추첨에 나선다.
그런데 비시즌 박정아 FA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 지명이 이 판을 바꿨다.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보상 선수로 페퍼저축은행의 주전 세터 이고은을 데려왔다.
허를 찔린 페퍼저축은행은 부랴부랴 이고은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1순위 지명권을 넘겨야 했다.
이로 인해 1% 확률은 페퍼저축은행의 35%이 합해져 36% 확률로 점프했다.
볼 추첨 결과 페퍼저축은행의 검정색 공이 나왔고, 지명권 양도에 따라 도로공사가 1순위 지명권을 얻게 됐다. 당연히 도로공사의 선택은 최대어 김세빈이었다.
결과적으로 박정아가 최가은과 김세빈을 도로공사에 안겨준 게 됐다.
김종민 감독은 "물론 (박)정아가 우리 팀에 있으면 더 좋다. 하지만 가면서 이렇게 좋은 선물을 주고 갔다. 나중에 대표팀 경기 끝나면 밥 한 번 사야할 거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김세빈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김 감독은 "김세빈의 고교 경기를 직접 봤다. 최가은이 있긴 하지만 우리 팀 높이가 조금 떨어지는데, 그 부분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 블로킹이 좋아야 디펜스를 더 쉽게 할 수 있다. 그 부분에 있어 (김세빈의 합류가) 큰 도움이 됐고, 감독으로서 아주 만족스럽다"고 했다.
지명 후 김세빈은 "주위에서 1순위로 뽑힐 것 같다고 말씀해주시긴 했는데 못 갈수도 있었던 거니깐 실감이 나지 않았다"면서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잘하면 감독님께서 믿고 맡겨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경쟁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배구인 DNA를 물려받은 만큼 아버지와 어머니의 장점을 골고루 닮고 싶어한다. 김세빈은 "엄마의 속공을, 아빠의 블로킹을 닮고 싶다”라면서 “많은 분께 관심을 받아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것도 나에 대한 관심이라 생각하고 이겨내려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님을 향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부모님은 칭찬도 많이 해주지만 쓴소리도 많이 해주신다. 덕분에 1라운드 1순위로 프로에 가게 됐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인왕에 대한 욕심이 있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엔 "네!"라고 짧고 굵게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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