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이제 안 도와줘도 돼”…중장년 돕는 ‘은행 비서’ 나온다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3. 9. 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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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최초 모바일 AI금융비서
연말께 KB금융 앱으로 ‘출근’
거래내역 조회, 송금, 상품 안내 등
음성으로 명령하면 1초만에 처리
“엄마한테 10만원 송금해줘.”

KB국민은행 모바일 앱을 열고 “꿀비서”라고 부르면 화면에 인공지능(AI) 은행원이 등장한다. 원하는 서비스를 말하면 1초도 안돼 거래 금액과 받는 사람 등 송금 정보를 보여준다. “맞다면 송금 버튼을 눌러주세요”라고 말을 건넨다. 이어 비밀번호를 누르면 송금이 완료된다.

이르면 연말께부터 국민은행 고객이라면 누구나 모바일 앱에서 AI 금융 비서를 ‘채용’할 수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계좌 조회나 이체 같은 은행의 핵심 서비스를 수행하는 AI금융비서를 앱에 도입한다. 시중은행들이 문자 기반의 챗봇이나 콜센터의 음성봇(콜봇)을 내놨지만, 대화 능력과 서비스 실행 기능이 고도화된 가상 인간 형태의 AI 금융 비서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클로즈드베타테스트(CBT)를 마쳤으며, 첫 선을 보일 앱을 고르는 중이다. 국민은행 대표 앱인 KB스타뱅킹도 검토 대상이다. 모바일 화면 속 꿀비서는 얼굴과 목소리, 제스처까지 100% 사람 같다. 눈 깜빡임과 입술 움직임, 손동작까지 학습했다. 꿀비서는 “지금 잔액이 얼마 있어”, “급여가 들어왔는지 확인해줘” “개명했는데 어떤 서류 필요해” 등 다양한 구어체와 대화체를 이해하고 해당 서비스를 바로 처리해준다. 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자연어처리 엔진을 적용한 꿀비서는 대화 의도를 98% 이상 수준으로 이해하고, 답변 속도는 1초 이내다. 계좌관리, 출·입금 등 거래내역 확인, 이체 등 기본적인 금융 거래와 예·적금, 대출, 펀드 등 금융 상품 안내, 금융 용어 설명 등을 정확하게 수행할만큼 고도화됐다.

은행 앱에는 금융거래, 상품가입, 생활혜택, 인증·보안 등 수백개의 서비스가 거대 쇼핑몰의 상점들처럼 촘촘하게 들어가 있다. 계좌조회만 해도 통합거래내역 조회, 해지계좌 조회, 휴먼예금·계좌 찾기, 수수료 납부내역 조회 등 예닐곱개나 된다. 은행 앱에서 헤맬 필요 없이 꿀비서와 대화만으로 복잡한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CBT에서 ‘부모님께 추천하고 싶다’ 는 반응이 많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술 과시나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들이 AI금융비서를 일상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개인 자산관리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개개인의 생애단계별 맞춤형 혜택과 컨설팅을 제공해 ‘1인 1 금융비서’ 시대를 여는게 궁극적인 목표다.

국민은행은 웹, 태블릿, 가상현실 헤드셋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AI금융비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 AI 에이전트(AI비서)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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