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1000주도 거래 안된다… ETF 6개중 1개는 '좀비' [ETF 100조 시대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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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펀드(ETF) 6개 가운데 1개는 일주일 거래량이 1000주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762개 중 최근 일주일(6일 기준) 동안 총거래량이 1000주를 밑도는 종목이 124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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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종목은 일주일간 거래 '제로'
가격 형성 안돼 괴리율 초과 속출
전문가 "외면받는 상품 솎아내야"
■ETF 124개, 일주일에 1000주도 거래 안돼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762개 중 최근 일주일(6일 기준) 동안 총거래량이 1000주를 밑도는 종목이 124개에 달했다. 전체 ETF의 16.2%에 달하는 수치로, 6개 중 하나가 초저유동성 상태인 셈이다.
특히 일주일 거래량이 100주를 밑도는 종목도 30개나 됐고, 특히 5개는 거래량이 전무했다.
거래량이 '0'인 ETF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거래가 정지된 'ACE 러시아MSCI'를 제외하고 'KODEX ESG종합채권(A-이상)액티브' '히어로즈 단기채권ESG액티브' 'KODEX 국채선물3년인버스' 'ACE 국채선물3년인버스' 'ACE 러시아MSCI(합성)' 등이다.
이들 종목의 거래부진은 일시적 상황이 아니다. ACE 국채선물3년인버스의 올해 총거래량은 429주, KODEX ESG종합채권(A-이상)액티브는 766주에 불과하다. 특히 ACE 국채선물3년인버스는 7월 7일 3주가 거래된 후 이달 8일까지 44거래일 동안 거래가 단 한 주도 없었다.
거래가 부진하다 보니 ETF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상황이 속출했다. 최근 한 달간 ETF 괴리율(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 초과 발생이 145건에 달했다. 국내 ETF의 경우 순자산가치와 1% 이상, 해외는 2% 이상 차이가 날 경우 괴리율 초과발생으로 규정하고 있다.
■모두가 외면하는 좀비ETF
전문가들은 거래가 되지 않는 ETF를 솎아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슷한 유형의 ETF가 쏟아지는 가운데 대형 자산운용사의 상품으로 쏠림이 심화됐고, 나머지 ETF는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위원은 "거래가 잘되는 ETF가 상장돼 있을 경우 거래가 안 되는 유사한 상품이 굳이 시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수익 측면에서 유동성공급자(LP)들에 큰 의미가 없고, 운용사 입장에서는 유지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가 되지 않는 ETF가 상장폐지된다고 해도 투자자들에게는 불이익이 없어 정리를 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TF가 상장폐지가 결정되더라도 편입한 종목들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상장폐지일을 기준으로 순자산가치에서 보수 등을 뺀 금액을 돌려받는다.
현재 ETF 상장폐지 요건은 순자산총액이 50억원 아래로 떨어지거나 LP가 없는 경우 순자산가치와 기초지수·거래가격의 차이(추적오차)가 지속적으로 너무 클 경우 등이다. 올해 자진상장폐지된 ETF는 대부분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경우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의 우선주는 월평균 거래량이 1만주 미만일 경우 1년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후 다음 해 반기 말까지 이 상태가 회복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된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여전히 기초자산 시장에 비해 작지만 상품 수는 많은 편"이라며 "거래가 안 되거나 규모가 작은 ETF는 빠르게 퇴출시키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상장시키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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