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어 '3승' 고군택 "입대 신청했는데…계획 바꿔야 하나"

최송아 2023. 9. 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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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년차에 전성기 '활짝'…"4승 고지 도전"
우승 트로피 든 고군택 [신한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5년 만에 '시즌 3승'을 달성한 선수가 된 고군택(23)이 메이저급 대회 우승으로 주어진 각종 혜택으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고군택은 10일 인천 중구의 클럽72 컨트리클럽 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제39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시즌 3승을 이뤄서 무척 기분 좋다. 코리안투어, 아시안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의 쟁쟁한 선수들과 끝까지 경쟁해서 이뤄서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군택은 이날 4타를 줄이며 파차라 콩왓마이(태국)와 19언더파 269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파를 지킨 콩왓마이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4월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코리안투어 첫 승을 올렸던 고군택은 7월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2승에 선착했고, 이번 대회로 3승을 수확했다.

코리안투어에서 한 시즌 3승 이상 거둔 선수가 나온 것은 2018년 박상현(3승) 이후 5년 만이다.

우승 인터뷰 하는 고군택 [신한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군택은 "지난해까지 우승 경쟁을 하면서 실패도 해봤다. 그런 것들이 모두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좋은 경험이 발판으로 작용해 올해 '포텐셜'이 터지고 유난히 잘 되는 것 같다"며 "힘들었던 첫 우승의 경험을 통해 이후 우승 경쟁에선 좋은 것들이 떠올라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기술적으론 "우승한 대회에선 퍼트가 가장 잘 됐다"고 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전반 4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나선 고군택은 10번 홀(파4) 보기, 13번 홀(파5) 더블 보기 탓에 콩왓마이에게 3타 차까지 뒤지다가 이후 버디 3개로 연장전을 끌어냈다.

이날만 9타 차를 줄인 콩왓마이는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우승에서 멀어졌지만, 고군택의 버디 퍼트에 앞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먼저 넣으며 끝까지 압박했다.

고군택은 "콩왓마이의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졌을 땐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는데, 파 퍼트를 먼저 넣었을 땐 만만치 않겠다 싶더라. 제가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하면 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집중했다"면서 "오늘 짧은 퍼트가 잘 들어갔고, 연장전 버디 퍼트도 그럴 때와 비슷해서 자신 있게 치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3승 중 2승을 연장전에서 거둔 그는 "두 차례 연장전 모두 파5 홀에서 진행됐는데, 버디로 승부가 나는 것 같다. 버디를 계속 노리고 매 샷 열심히 하는 게 요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군택의 경기 모습 [신한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리안투어와 JGTO,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코리안투어 5년, JGTO와 아시안투어는 2년 시드가 주어진다.

상금뿐만 아니라 우승자에게 주는 특전도 최상급인 이번 대회를 제패하며 고군택이 해외 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발판도 마련됐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고군택에게선 뜻밖의 답이 나왔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입대하려 지난주에 신청했다는 것이다.

KPGA 관계자에게서 '5년 시드' 얘기를 듣더니 눈이 동그래진 그는 입대 계획을 바꿔야 할지 고민에 빠지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5년이 보장된다면 여유가 있으니 내년 아시안투어나 JGTO를 병행하며 뛰어도 좋겠다"며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JGTO가 코스나 환경이 잘 돼 있다 보니 뛰면 실력이 향상된다고 선배들에게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의지를 보였다.

고군택의 우승 세리머니 [신한금융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내년에 뛸 무대를 생각하기 전에 그의 눈앞엔 '시즌 4승' 도전이 먼저 다가와 있다.

시즌 4승은 코리안투어에서 최상호만 보유한 기록으로, 1985년과 1986년, 1991년에 세운 바 있다.

올 시즌 코리안투어는 아직 8개 대회를 남기고 있어서 고군택에게 가능성은 충분하다.

고군택은 "시즌 3승도 투어에서 쟁쟁한, 잘 치는 선수들이 이뤘던 거라 영광스럽다. 3승을 올렸으니 목표를 상향해야 할 것 같다"며 "4승을 위해 남은 대회도 열심히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나아가 그는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까지 코리안투어 성적에 따라 미국프로골프(PGA) 2부 콘페리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2차 대회에 직행할 수 있는 걸로 아는데, 조건이 된다면 그것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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