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팔며 열심히 살았는데”…화재 참변 가족, 안타까운 증언
창틀에 1~2분 매달리다 추락
베트남 국적 아내 과일가게 운영
남은 과일 어려운 이웃에 주기도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화재가 난 집의 아래층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이번에 사망한) A씨와 서로 힘들 때 술 한잔 기울이며 평소 돈독하게 지냈다”며 “A씨는 새벽부터 일해 피곤할 법한데도 항상 성실하게 사셨던 분인데, 이런 일을 당해 너무 황망하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오후 4시 18분께 이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나 베란다로 대피한 A(40대)씨와 아들(3세), A씨 장모(베트남·50대)는 베란다에 매달렸다가 결국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와 A씨 장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A씨 아들은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현재 B씨는 아들이 입원한 병원과 모친, 남편 A씨의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화마를 피하지 못한 이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정말 열심히 살던 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A씨와 베트남 국적의 A씨 아내인 B씨는 인근 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했다. 이 부부는 가게 장사로 바빠 어린 아들에게 소홀해질까 봐 베트남에 있던 A씨 장모를 한국에 모셔와 이곳에서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에도 평소처럼 새벽에 일을 마친 A씨가 아들, 장모와 함께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화를 당했다.
이 아파트 주민 최모 씨는 “펑펑 터지는 소리가 들린 뒤 비명이 들려 내다보니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아빠와 아들로 보이는 이들이 창틀에 매달려 있었다”며 “1∼2분 정도 버티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너무 안타깝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가족은 평소 가게에서 팔고 남은 과일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며 선행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같은 아파트 동에 산다는 80대 김모 씨는 “장사를 마치거나 집으로 돌아올 때 아내인 B씨가 경비실이나 경로당에 꼭 들려 과일을 가져다주고는 했다”며 “베트남에서 낯선 타국으로 와 생활이 힘들 법도 한데 주변에 항상 선행을 베풀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진경찰서,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이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부산 소방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세대 내부에 있는 장소를 전부 감식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현재 주방 옆 작은 방이 가장 소훼가 심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피해 경위와 더불어 일가족이 불길이 커질 때까지 대피하기 어려웠던 이유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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