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4년여만 러시아 오나 안오나…동방경제포럼 개막에도 여전히 오리무중

2023. 9. 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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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러 함구 속 푸틴 12일 본회의 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이 10일(현지시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인테르팍스·타스 통신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행사가 시작된 이날까지 서방이 예상했던 김 위원장 참석 여부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앞서 이달 초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오는 13일까지 나흘간 일정으로 진행하는 EEF 기간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역시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타고 오는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는 일정에 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지만, 그의 방러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김 위원장 방러 성사 시 전용 열차가 지나거나 도착할 북러 접경지역 연해주 하산역을 비롯해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는 평소와 다른 동향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하산역을 지나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철도 주변에 통제 인력이 배치되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렘린궁 역시 김 위원장 방러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자국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현재 여러분에게 말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2019년 4월 25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때는 이틀 전에 러시아와 북한에서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4월 23일 크렘린궁은 “25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고,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곧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는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목격되고, 김 위원장의 의전 담당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수일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을 준비하는 등 북러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는 점이 지금과 다르다.

러시아 언론들도 2019년 회담 전에는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만날 것이라는 등 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에 관한 보도를 쏟아낸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러시아 현지 보도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 없다.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는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 등을 만나는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 날인 12일 EEF 본회의에 참석한다.

또 올해 EEF에 오는 최고위급 해외 참석자는 장궈칭 중국 부총리와 파니 야토투 라오스 부통령이며, 이들 모두 본회의 기간 푸틴 대통령과 각각 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처럼 포럼 개막 당일까지 북러 모두 김 위원장 방문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으면서 양국 내부에서 논의해왔던 그의 방러 일정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러 정상이 EEF 기간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극동 다른 지역에서 만나거나, 회담 일정을 미뤄 모스크바에서 전격적으로 대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NYT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방러 계획이 노출된 만큼 보안과 경호를 위해 정상회담 일정이나 장소를 바꾸거나 아예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러가 연합 군사훈련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지난 9일 북한 정권 수립(9·9절) 75주년에 푸틴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고 축하 공연에 협주단을 파견하는 등 양측의 긴밀한 접촉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보낸 것과 달리 러시아가 북한에 협주단만 파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그로 인해 북러가 별도의 고위급 회담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관측도 있다.

여러 가능성 중 김 위원장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며 EEF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주말(∼17일) 정도까지는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EEF는 푸틴 대통령의 주요 정책과제인 극동 개발 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2015년에 처음으로 열렸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중국, 인도, 라오스 등 50여개 국가에서 온 정부 관계자와 사업가 등 7000명 가량이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도 이번 행사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만, 누가 대표단을 이끌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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