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조서 서명 않고 11시간만에 퇴실… 檢 "12일 다시 오라"
검찰, 12일내 조사 마무리 방침
야 "추가소환 자체가 입증실패"
여 "李, 무소불위의 막무가내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피의자 신문조서에 서명을 거부한 체 당 대표실에 복귀했다. 검찰은 '12일 재출석'을 통보했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조서 120쪽 중 40쪽 분량만 확인한 뒤 조서에 서명하지 않고 2시간 40여분 만에 열람을 중단했다.
9일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피의자는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됐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됐는지 대답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12일 출석하는 방안을 사전에 수용했음에도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은 조사 도중 금일 오후 6시까지만 조사를 받게 해주면 12일 다시 출석하겠다고 먼저 요구해 검찰에서 수용했고, 이 대표는 이전에도 계속 12일 출석하겠다고 했음에도 입장을 번복해 재출석일자를 정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 측에서 사실과 달리 검찰에 조사지연의 책임을 떠넘기며 검찰에서 먼저 한차례 더 출석요구를 했다고 왜곡해 비난하는 점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아울러 "검찰은 12일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사는 이 대표 측에서 조사 종료를 요청하면서, 대북송금 의혹 중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 대납과 관련한 질문까지 진행된 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 등을 포함한 준비된 조사 절반가량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 대표는 오후 9시30분께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예상했던 대로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며 "범죄를 조작해 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추가 소환조사 통보에 대해 "제가 무슨 힘이 있겠냐"며 "무소불위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냐. 날짜를 협의해 다섯 번째든 여섯 번째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민주당은 추가 소환에 대해 "무도한 행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추가 소환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혐의 입증에 실패한 것"이라며 "당내 검찰 출신사이에서도 굉장히 분노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밝혔다.'이재명 대표가 9일 6시까지만 조사받고 12일 출석하겠다'고 검찰이 주장한 것을 두고도 "사실이 아니다"며 "그 이야기를 언제했는지 확인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석 일자에 대해 "검찰과 추가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조서 서명날인 거부'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진술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검찰의 '답정너 수사'에 대응한 '정당한 권리 행사'이자 '외로운 항변'에 불과하다"며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비열한 '정치사냥'을 지금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 대표를 향해 "민주투사 코스프레", "막무가내 행태"라고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개인 비리로 조사받는 제1야당 대표가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이 보여주는 '무소불위'의 막무가내 행태를 대체 언제까지 봐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출퇴근 단식도 '내 맘대로'하더니, 검찰청에 온 피의자가 서명날인도 하지 않고 귀가하는 것도 참으로 '내 맘대로'식"이라며 "아무리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이재명 지사 명의의 방북 요청 공문과 전후 쌍방울의 대북송금 내역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윤희석 대변인은 전날 "명분 없는 '뜬금 단식'을 이어 가던 이 대표는 어떻게든 관심을 적게 받아보려 토요일에 조사를 받겠다면서, 결국 의료진까지 대기하게 만드는 '민폐 조사'를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며 "그러고서는 또다시 '정치 공작' 운운하며 '민주투사 코스프레'를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세희·한기호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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