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만에 이재명 조사 종료…檢, 금주 영장청구 '난항'
12일 재출석 요구에 "어렵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다섯 번째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날 단식 중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한 이 대표는 8시간 만에 조사를 끝냈으며 '12일 재출석'을 요구한 검찰에 "출석이 어렵다. 추후 다시 정하자"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초 금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던 검찰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를 담당하는 수원지검에 출석한 이 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정치검찰을 악용해서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잠시 숨기고 왜곡할 수는 있겠지만,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이 대표 변호인으로는 고검장 출신인 박균택 변호사(사법연수원 21기)가 입회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쌍방울 대북송금 대납 사건 검찰 진술서 요약'을 통해 "검찰의 증거라고는 흔한 통화 기록 같은 물증은 단 하나도 없고 오직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진술과 이화영에게서 전해 들었다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진술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러한 서면 진술서를 수사팀에도 제출한 뒤 진술서로 답변을 대부분 갈음했다고 한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단식 10일 차를 맞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당초 150쪽 분량으로 준비한 질문지 내용 중 핵심만 추려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일찍 이 대표 측에서 조사 종료를 요청하며 쌍방울의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 대납과 관련한 질문까지만 진행되고, 경기도지사 방북비 300만달러 대납 등 나머지 조사 절반가량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40분께 조사를 마친 뒤 오후 7시부터 2시간40분간 조서를 열람하고 오후 9시 43분께 귀가했다. 이 대표는 조서 120쪽 중 40쪽가량만 확인한 뒤 "조서에 진술 취지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서명 날인을 거부하고 자리를 떴다고 한다.
수원지검은 조사 뒤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는 이날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를 사전에 약속했고,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감안해 필요 최소한도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그러나 이 대표는 조사 내내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이 대표 측을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이 조사를 지연시켜 추가 소환을 유도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는 10일 "검찰이 원하는 대로 답하지 않으면 진술 거부, 장황한 답변이냐"며 "6차·7차 조사, 설령 100차 조사를 벌인다고 한들 없는 죄가 생겨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소환에 당당히 임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추후 재출석 일자를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안정훈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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