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도 줄줄이 파업 예고…경제 어려운데 이럴 때인가 [사설]

2023. 9. 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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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조가 14~18일 파업에 들어간다고 했고, 현대자동차 노조는 13~14일 부분파업을 벌인다고 했다. 포스코 노조도 지난 6일 쟁의 의결을 하면서 파업의 먹구름이 닥친 상황이다. 산업과 경제의 동맥인 철도는 물론이고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와 철강이 파업으로 멈출 위기다.

지금 한국 경제는 이런 위기를 버틸 체력이 안된다. 국제유가는 10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고 물가는 8월부터 다시 오름세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은 금융위기 조짐까지 보인다. 이처럼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꺾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철도 운행은 물론 자동차 공장과 제철소 고로를 멈춰 세우는 건 나라 경제를 망가뜨려 노사가 공멸하자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번 파업은 명분도 없다. 현 정부는 철도 민영화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공언하는데도 철도 노조는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해 파업을 한다고 하니 황당한 일이다. 노조는 철도 공기업인 코레일과 SR의 통합도 요구하는데 이는 국가가 정책으로 결정할 문제다. 정책이 노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파업하겠다니, 이런 파업은 불법으로 간주해 엄단하는 게 옳다.

현대차 노조도 정년을 최장 64세로 연장해달라고 하는데 이 역시 개별 기업 차원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다. 호봉제 폐지 없이 무작정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 일자리만 빼앗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정년 연장은 기성세대와 청년 간에 사회적 합의로 결정할 일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도 하는데 너무 과도하다. 현대차는 전기자동차 전환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할 상황이다. 투자할 돈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건 미래 성장을 포기하는 자충수다. 포스코 역시 노조의 요구사항을 모두 합치면 1조6000억원의 비용이 들 거라는 게 사측의 계산이다. 노조원 1인당 9500만원씩 연봉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런 요구를 사측이 어떻게 들어줄 수 있겠나. 노조는 합리적 요구로 사측과 소통해 노사가 상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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