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KB금융 회장, 10대 경제강국 걸맞게 10대 금융사로 키워보라 [사설]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에 내정된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은 회장으로서 자신의 사명부터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그 임무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세계 10대 금융사로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 KB금융은 총자산이 700조원이 넘는다고 하지만, 세계 10위권인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금융정보 분석기관인 S&P 글로벌이 내놓은 '2023년 세계 100대 금융사' 순위를 보면 59위에 불과하다. 자산 규모가 중국 공상은행의 10%, 미국 JP모건체이스의 15% 수준이다. 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과 기업은행도 100대 금융사에 들었다고 하지만, 순위가 66위에서 88위권이다. 제조업이 세계 시장으로 약진할 동안 금융업은 국내 시장 안에서 '도토리 키 재기식' 경쟁을 한 결과다. 한국 금융이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국내 1위인 KB금융부터 치고 나가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은행의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부터 깨야 한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그룹은 비이자수익 비중이 12%에 불과한 반면, 글로벌 100대 금융사는 41%에 이른다. 한국 금융그룹이 주로 포진한 51위에서 75위권만 따져도 37%다. 이러니 국내 금융그룹은 이자 장사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만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국내 금융그룹도 인수·합병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비은행 자회사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양 내정자는 2016년부터 5년간 KB손해보험을 이끌며 그룹의 비은행 부문을 성장시켰다고 하니,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릴 적임자라고 할 만하다.
양 내정자는 해외 시장도 개척해야 한다. 해외 순익 비중을 목표대로 2030년까지 30%로 끌어올리려면 갈 길이 멀다. 신흥 시장 진출도 중요하지만 선진국 시장에서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세계 10대 금융사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미국의 웰스파고, 영국의 바클레이스, 스위스의 UBS와 어깨를 겨룰 수 있어야 한다. 양 부회장은 이들만큼 경쟁력을 갖춘다는 각오로 향후 10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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