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스크] 기후위기, 사실인가 사기인가

남기현 기자(hyun@mk.co.kr) 2023. 9. 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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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돌고 역사는 반복되듯
기후위기도 되풀이되곤 했다
지구가 다시 식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구 전역에 이상한 날씨가 기승을 부린다. 미국은 최근 1년간 50년 역사상 최고 기온과 가뭄에 고통받고 있다.'(뉴욕타임스)

'8월 프랑스 파리의 기온이 38도에 달했다. 루아르에선 기온이 50도로 치솟아 사람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있다.'(텔레그래프)

독자들에게 이 같은 소식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이런 유의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세계가 종말로 치닫고 있다는, 이른바 '기후위기론'이다.

물론 놀라운 일이 있긴 하다. 앞서 소개한 뉴욕타임스 기사는 지금으로부터 102년 전인 1921년 10월에 쓰인 것이다. 뒤이은 텔레그래프 기사는 1930년 8월 30일 보도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1934년 6월 7일 LA타임스는 'ANTARCTIC HEAT WAVE(남극 폭염)'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폭염·가뭄·홍수 등 세계 곳곳에 이상기후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20년 넘도록 온난화는 지구적 이슈로 군림했다. 1958년 뉴욕타임스(10월 19일자)는 '북극 빙하의 두께가 50년 전보다 40% 얇아졌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자녀들 세대엔 여름철 북극 빙하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환경보호청에 따르면 1920~1930년대 폭염지수는 최근보다 무려 4배나 높았다.

주류 환경론자들은 이산화탄소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손꼽는다. 대기 중 탄소 농도가 높아져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들 탄소를 감축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이 대목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 있다. 1920~1930년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00PPM 안팎이었다. 2020년대 들어 그 농도가 400PPM을 돌파했다. 분명히 1920~1930년대 탄소 농도가 지금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그런데도 당시 폭염지수는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다음은 1961년 1월 30일 뉴욕타임스의 헤드라인이다. 'SCIENTISTS AGREE WORLD IS COLDER.'

이 기사는 과학자들이 세계가 점차 추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1970년 1월 11일 워싱턴포스트는 '향후 50~60년 안에 지구가 재앙적인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1920~1950년대엔 폭염 재앙을 염려하더니 1960~1970년대는 정반대로 재앙적 빙하기를 걱정하고 있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 기사는 인류에 의한 산업화·도시화, 무분별한 삼림 파괴를 지구 냉각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 기사에서 한 과학자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수많은 미세먼지가 대기를 덮고 햇빛을 차단해 지구 온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 아닌가. 요즘 환경론자들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1976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구 기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하락 추세는 최근 10년간 더욱 급격하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지구 냉각에 대해 전 세계 정치인들의 대처가 미흡하다며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20년 이상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빙하기 종말론은 1980년대 들어 멈췄다. 1980년대 중반부터 온난화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탄소중립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급기야 올해 7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온난화를 넘어) 지구가 끓는 시대가 시작됐다"고 했다.

세월이 흘러 다시 지구 온도가 낮아지면 그땐 어떤 주장이 맹위를 떨칠까. 세상은 그야말로 요지경이다.

[남기현 벤처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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