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불법 공매도 경고에도 증권·운용사 11곳 또 적발
증선위, 과징금 등 제재
금융당국이 무차입 공매도를 하거나 공시의무를 위반하는 등 공매도 규정을 위배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대거 적발해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제13차 정례회의를 열고 공매도 순보유잔액 지연 보고 및 공시의무를 위반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의 조치안을 의결했다.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받은 금융사는 도이체방크, 맥쿼리은행, 케플러슈브뢰, SK증권, 신한자산운용 등 총 11개사다.
특히 외국계 운용사 케플러슈브뢰는 SK하이닉스 주식 4만1919주(약 44억5000만원)를 무차입 공매도한 내용으로 적발돼 10억6300만원의 과징금을 통보받았다. 케플러슈브뢰는 2021년 9월 펀드가 소유하지 않은 SK하이닉스 주식을 대량 매도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태료 부과 회사 중에선 신한자산운용의 과태료가 705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맥쿼리은행 5400만원, 키움증권 3150만원, 한양증권 3000만원, SK증권과 노바스코티아 아시아은행이 각각 2400만원을 부과받았다. 그 밖에 씨스퀘어자산운용 1200만원, HSBC 밴드 plc와 도이체방크가 각각 750만원, 부국증권 600만원 등이었다. 금융사 외에 박 모씨도 같은 위반으로 적발돼 과태료 1610만원을 부과받았다. 과태료 규모는 총 2억550만원이다.
신한자산운용은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열흘에 걸쳐 45개 종목의 공매도 순보유잔액을 지연 보고했다. 한양증권은 2018년 12월 1개 종목의 순보유잔액을 지연 공시했다. 도이체방크는 2021년 1월 3개 종목, 맥쿼리은행은 2018년 11월과 2019년 9월 192개 종목에 대한 공매도 순보유잔액을 지연 보고했다가 적발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외국계 증권사 준법감시인을 소집해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외국계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와 더불어 임직원 교육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향후 조사·검사 과정에서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 수탁·처리 과정의 적정성도 엄격히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증선위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증권신고서 제출의무 위반으로 과징금 1억1390만원, 제넨바이오에 주요 사항 보고서 제출의무 위반으로 과징금 1억955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파생상품 매매 현황 등 정기 보고서를 보고 기준일로부터 1개월 이내까지 제출하지 않은 이지스자산운용은 과태료 5400만원을 부과받았다. KB자산운용·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일부 임직원은 금융투자상품 매매 규정을 어겨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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