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자물가 플러스 전환했지만, 소비·투자·수출 삼중고
지난 7월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져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를 낳았던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8월에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생산자물가가 11개월 연속 하락하고 위안화 가치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중국 경기 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0.1%를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시장 전망치(0.2%)에는 못 미쳤으나 지난달(-0.3%)보다는 0.4%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한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디플레이션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지난달 -3%(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해 10월(-1.3%) 이후 11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올해 코로나 봉쇄를 전면 해제했지만 소비와 수출, 투자가 모두 부진한 상태다. 미·중 갈등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기대했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달 2.5%로 지난 4월(18.4%)보다 크게 하락했다. 수출 증가율도 최근 4개월 연속(5~8월) 감소세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월 고점(12.2%)을 찍고 떨어져 지난 7월에는 3.4%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악화되면서 위안화 가치는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7일 달러 대비 위안화(역내) 환율은 7.3297위안으로 2007년 12월 26일(7.3497위안)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인민은행은 독자적 통화 정책을 유지하면서 환율을 안정시키고 자본 유출을 막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비구이위안 사태’를 비롯해 중국 주요 부동산 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위험 요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중국 민간 부문 상위 50개 부동산 개발 업체 중 34곳이 달러 발행 채권을 연체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수출·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며 “민간 부문의 개발 및 투자도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