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고배 롯데면세점의 '새옹지마'
공항임차료 아낀 자금 활용해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 펼쳐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면세점이 최근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복귀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유커가 공항면세점보다는 시내면세점 이용을 선호하는 데다 공항면세점에서 아낀 임차료로 경쟁사보다 공격적인 할인과 프로모션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인천공항 출국객은 268만5296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7월의 약 84% 수준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1200억여 원으로 2019년 평균 대비 56.2% 수준에 그쳤다. 현재 인천공항 임차료는 출국 여객 수(PAX)에 연동된다. 가장 많은 구역을 확보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월 임차료를 올해 7월 출국객 수로 계산해보면 300억원 수준이다. 출국객 수가 2019년 수준으로 온전히 회복되면 이들 면세점은 연간 4000억원의 임차료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내야 한다. 한국을 찾는 유커가 늘어날수록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장에서는 '승자의 저주'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유커 복귀로 공항면세점 매출도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지만 대다수 중국인 고객이 시내에서 관광하면서 면세점 쇼핑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탓에 공항면세점이 기대만큼 수혜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단체관광 일정을 소화하며 시내면세점, 쇼핑센터 등에서 이미 지갑을 열었기 때문에 출국장 면세점 이용률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에 열린 '국내 면세 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내면세점 매출에서 중국인 비중은 87.7%로 대부분이었지만 출국장(공항) 면세점에선 15.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따내지 못한 롯데면세점은 오히려 호재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항에서 아낀 임차료를 공격적인 할인·프로모션과 해외 사업 확대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지난 6일 롯데면세점은 중국 여행사 대표단 130여 명을 명동 본점으로 초청하는 등 본격적으로 유커 맞이에 나섰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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