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유전자’ 김세빈, 도로공사의 약점 메울까

한봄고 미들 블로커 김세빈이 10일 서울시 강서구 외발산동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3~2024 한국배구연맹 여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속공 때릴 때 손목이 빠른 것이 장점이에요. 블로킹은 더 배우고 싶어요”

남달랐던 배구 유전자의 힘은 강했다. 최근 신인드래프트에 나섰던 선수 중 최고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미들 블로커 김세빈(한봄고)은 10일 열린 2023∼2024 한국배구연맹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난해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김세빈의 전체 1순위 지명은 예상된 결과. 김세빈의 지명이 유력한 상황에서 어느 팀이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을 것인지가 큰 주목을 받은 이유다. 결국 트레이드로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의 지명 확률을 가져온 도로공사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가장 먼저 무대에 올라 김세빈의 이름을 불렀다. 김종민 감독은 “높이가 떨어지는 약점을 채울 가장 적합한 선수”라며 “김세빈의 지명은 아주 쉬운 선택이었다”고 기뻐했다.

딸의 신인드래프트를 지켜보기 위해 아내와 함께 직접 현장을 찾았던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은 “전체 1순위 지명은 가문의 영광이다. 기쁘다”며 “지금까지 했던 것은 의미 없다. 프로는 실력이니까 이제부터 잘해야 한다. 김종민 감독에게도 ‘아프지만 않게 훈련 많이 시켜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큰 주목을 받았던 김세빈은 “1라운드 1순위로 뽑힐 거 같다는 이야긴 들었지만 실제로 뽑히니 실감이 안났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꼭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세빈은 자신에게 격려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부모님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프로에 가서 열심히 노력해서 신인상을 받고 싶다. 대단하고 멋진 팀에 가서 배유나 선배의 모든 것을 다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빈에 이어 1라운드 2순위로 정관장의 선택을 받은 아웃사이드 히터 곽선옥(일신여상)은 전날 고희진 감독의 플러팅이 자신의 높은 순위 지명을 이끌었다고 고백했다. 곽선옥은 “어제 테스트 때 고희진 감독이 ‘우리 팀이 많이 힘든데 이겨낼 수 있겠냐’고 하셔서 뽑아 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신인상이 목표다. 고등학교 때와는 다른 어려움이 있겠지만 파이팅 넘치는 모습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