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경쟁+부동산PF 우려…저축은행 신용등급 전망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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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향한 경계감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예금 금리의 고공행진으로 주요 저축은행마저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데다,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시장에서는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이나 가계 신용대출의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웰컴저축은행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부동산금융(26%)과 가계 신용대출(33%)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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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향한 경계감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예금 금리의 고공행진으로 주요 저축은행마저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데다,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잔불이 남아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마저 흔들리면 시장 심리 전반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를 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페퍼저축은행과 더케이저축은행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현재 BBB인 이들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향후 BBB-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통상 BBB- 바로 밑인 BB+부터는 신용위험이 현저하게 높은 ‘투기 등급’으로 분류된다. 지난 6월 웰컴저축은행과 오에스비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이 강등된 데 이어 ‘줄하향’ 움직임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저축은행의 실적이 대폭 악화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총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956억원의 이익을 올렸으나 이번에 적자 전환한 것이다. 자산 규모 5위권인 페퍼저축은행도 올해 상반기에 429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저축은행 업권의 예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자 마진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실 우려가 있는 대출 규모가 늘자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출 부실 문제가 본격화하면서 손실이 더욱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은 지난해 말 3.41%에서 올해 상반기 말 5.33%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이나 가계 신용대출의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을 특히 경계하고 있다. 국내 경기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는데다, 고금리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비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상황도 나빠지고 있는 탓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웰컴저축은행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부동산금융(26%)과 가계 신용대출(33%)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저축은행의 실적을 둘러싼 ‘먹구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페퍼저축은행 보고서에서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 경기 저하 추세 등으로 향후에도 회사 수익성은 저하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1일 낸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도 (저축은행 업권의) 수익구조 안정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저축은행을 향한 불안 심리가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긴장감도 읽힌다. 지난 7월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진 데 따른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 탓이다. 당시 전국 새마을금고에서는 한 달간 약 17조원의 예금이 빠져나갔는데, 이때도 부동산 관련 연체율의 오름세가 불씨를 댕긴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새마을금고 사태 때마다 저축은행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항상 같이 제기돼왔다”며 “저축은행의 경우 만기불일치 위험과 자산건전성 저하가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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