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검찰 소환 조사 마친 이재명···추석 밥상에 체포동의안 오를까
“무자비한 통보” 검찰과 신경전 계속
영장 청구·체포동의안 표결 모두 안갯속
단식 11일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민생 행보로 당무를 정상 수행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 6차 소환을 요구한 것에 대해 “국면전환용 소환조사쇼”라며 강력 비판했다. 추석 전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날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명절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교권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교원단체 간담회’를 열고 교육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전날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다섯 번째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조사를 받으러 가며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권력이 강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그것도 역시 잠시간일 뿐”이라면서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세력이야말로 반국가세력”이라고 했다. 11시간 가까이 조사와 조서 열람을 마친 뒤 나와서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면서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이런 행태야말로 반드시 청산돼야 될 악습”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검찰은 추가 소환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측에 오는 12일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검찰과 소환 일자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면서 “이 대표 측은 조사 도중 금일 오후 6시까지만 조사를 받게 해주면 12일에 다시 출석하겠다고 먼저 요구하여 검찰에서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제가 무슨 힘이 있겠나. 무소불위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나”라면서 “(검찰과) 날짜를 협의해서 또 다섯 번째든 여섯 번째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열고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비열한 정치사냥을 지금 당장 중단하라”면서 “정치검찰의 추악한 언론플레이 술책은 조사 직후에도 멈추지 않고, 이 대표 흠집 내기를 넘어 망신 주기에만 열을 올렸다”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가소환을 언급하는 자체가 이미 검찰이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이 대표 단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자 또 한 번 국면전환용 소환조사쇼를 벌이기 위해 일단 시간이라도 끌겠다고 작정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2일 출석 요구’에 대해 “무자비한 통보”라면서 “협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을 두고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 시점도,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지도 모두 미지수로 남아있다. 민주당은 추석 전 이 대표 2차 체포동의안 표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체포동의안 부결시 ‘방탄’ 오명을 쓰며 당 지지율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민주당은 34%를 기록했다. 같은 기관 직전 조사인 8월 5주 조사 결과에 비해 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지지율 상승세가 다시 꺾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직후(2023년 3월 1주) 같은 기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를 기록했다.
2차 체포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은 엇갈린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했다. 당내에서는 가결하는 방향으로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자 동정론이 퍼지며 부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소장의) 형편없는 내용에 대해 국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영장 발부를 그럼에도 한다는 건 철저한 검찰의 정치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영리하게 잘 행동한 거다. 궁지를 일단 탈출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궁지를 탈출한다고 해서 그게 다 출구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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