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맞대결, 페디만 보였다, KKKKKKKKK 데뷔 첫 완봉 아깝게 무산, 안우진 넘어 3관왕 등극...NC, 롯데에 3승1패 우세시리즈...롯데, 멀어지는 가을 꿈[창원 현장리뷰]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다이노스가 숨가빴던 7연전 한주의 마지막 경기에서 기분 좋은 피날레 승리를 거뒀다.
NC는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5차전에서 3대1 승리를 거두며 롯데와의 주말 4연전에서 3승1패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키움-롯데로 이어진 이번 주 7연전에서 6승1패를 거두며 상위권 판도의 핵으로 떠올랐다.
힘겨웠던 불펜진. 한주의 마무리는 국내 최고 투수인 에이스 에릭 페디의 몫이었다.
25번째 선발 등판에서 데뷔 후 1경기 최다이닝인 8⅓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4안타 무4사구 9탈삼진 1실점 완벽투로 시즌 17번째 퀄리티스타트이자 8번째 퀄리티스타트+ 경기를 완성하며 시즌 18승(6패)째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을 2.21로 낮췄고, 탈삼진 169개로 시즌을 접은 키움 안우진(164탈삼진)을 끌어내리며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3관왕에 올랐다. 현 시점에서가장 유력한 MVP 후보다. 지난 5월20일 삼성전 이후 창원 홈 경기 8연승도 이어갔다.
3-1로 앞선 1사 2루에 등판한 마무리 이용찬이 페디의 승리를 지키며 시즌 23세이브째.
타선에서는 톱타자 손아섭이 3타수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타율을 시즌 3할4푼1리까지 끌어올렸다.
▶페디 맞춤형 라인업은 없었다
NC는 손아섭(지명타자)-서호철(3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최정원(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2루수 박민우가 빠졌다. NC 강인권 감독은 "오른쪽 골반 충돌 증세가 있다"고 선발 제외 이유를 설명했다. 우투좌타 2루수 최정원에 대해 "상무에서 타격이 많이 발전했고, 수비에서 약점이던 송구 불안도 지웠다"며 "팀 사정상 많은 출전 기회가 없어 감각적으로 조금 떨어져 있을 수 있다. 출전 기회의 문제"라고 공-수에 걸친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롯데는 윤동희(우익수)-김민석(중견수)-안치홍(2루수)-전준우(지명타자)-정훈(1루수)-박승욱(3루수)-노진혁(유격수)-유강남(포수)-황성빈(좌익수)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국내 최고 투수 에릭 페디를 맞아 황성빈(2타수1안타) 박승욱(4타수2안타) 김민석(2루타 포함, 5타수2안타) 등 상대전적이 좋은 타자들을 전진배치 했다. 하지만 페디를 상대로 3타수2안타(0.667) 1타점 1득점으로 가장 잘 때렸던 니코 구드럼은 선발 제외됐다. 롯데 이종운 감독대행은 9번 좌익수 황성빈에 대해 "스윙 감도 괜찮고, 연습때도 좋았다"며 페디 돌파의 첨병 역할을 기대했다.
▶선취점으로 이어진 백업 2루수의 725일 만 3루타
경기 전 NC 강인권 감독은 백업 2루수 최정원의 공수 재능을 언급하며 "출전기회가 적어 감각적으로 떨어져 있을텐데 눈도장을 찍고 잘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박민우도 긴장을 한다"며 웃었다.
말이 씨가 됐다. 에릭 페디 vs 애런 윌커슨의 에이스 맞대결. 팽팽하던 투수전 흐름에 변화를 준 선수가 바로 최정원이었다.
0-0이던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최정원은 윌커슨의 2구째 높은 커터를 당겨 우익선상에 떨어뜨렸다. 펜스까지 흐르는 사이 빠른 발로 3루를 점령했다. 지난 2021년 9월15일 창원 키움전 이후 725일 만에 뽑아낸 통산 4번째 3루타이자 시즌 두번째 안타. 최정원은 손아섭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작심한듯 강력한 공으로 롯데 타선을 압도한 페디의 눈부신 호투를 감안하면 귀중한 득점이었다.
▶꿈틀대던 공룡 타선, 세번째 타석에 폭발...서호철 마틴 적시타
NC타선은 윌커슨을 상대로 매 이닝 안타를 때리며 2회부터 꾸준하게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1-0으로 앞선 5회 세번째 타석을 맞은 상위타선이 추가점을 만들었다.
1사 후 손아섭이 3루 베이스를 타고 흐르는 2루타로 찬스를 열었다. 서호철이 2B2S에서 7구째 높은 커브를 당겨 펜스 직격 적시 2루타로 손아섭을 불러들였다. 2-0. 박건우 땅볼 때 3루수 실책으로 1사 1,3루.
마틴이 초구 체인지업을 당겨 1-2루 간을 열며 추가점을 올렸다. 3-1.
NC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페디가 5,6이닝은 던져줄테니…" 8⅓이닝을 던졌다. 단 1실점으로…
7연전의 마지막 날. 불펜 소모가 컸다.
NC 강인권 감독은 "(이틀 연속 던진) 이용찬과 류진욱 모두 불펜 대기한다. 하지만 페디가 적어도 5,6이닝을 소화해줄테니 대기는 하되 무리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5,6이닝 소화 예상은 과소평가였다.
독을 품고 나온 페디는 8⅓이닝을 소화했다. 그것도 단 1실점 .아쉽게 두 타자를 남기고 완봉승을 놓쳤지만 완벽 그 자체였다. 덕분에 불펜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경기.
사실 페디는 이날 경기 전까지 9개 구단 중 롯데 상대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다.
2차례 만나 1승1패, 10⅓이닝 13안타 3볼넷 6실점으로 5.23의 평균자책점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피안타율도 3할2리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지난달 2일 롯데전에서 4이닝 동안 홈런 포함, 9안타 5실점으로 시즌 3패째를 당한 경기가 뼈 아팠다.
복수를 벼른듯 작심하고 등판했다.
정상급 외국인 투수로 KBO 무대에 연착륙한 윌커슨과의 선발 맞대결도 페디의 텐션을 끌어올렸다.
1회부터 최고 156㎞에 달하는 빠른 공 위주로 롯데 타선을 힘으로 윽박질렀다. 2회부터 주무기 스위퍼까지 섞자 롯데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테일링 된 투심이 보더라인에 형성되니 속수무책이었다.
3회 1사 까지 7타자 연속 범타 행진. 3회 1사 후 8번 유강남에게 첫 안타와 첫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또 다시 8타자 연속 범타 행진. 그 흐름을 중단시킨 선수는 또 한번 유강남이었다.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 안타로 페디에게 이날 두번째 피안타를 안겼다.
데뷔 처음이자 올시즌 KBO 리그 첫 완봉승을 놓친 페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갈 때 팬분들이 환호해줘서 설렘 속에 더 큰 힘이 났다"며 "완봉은 대학 시절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조금 욕심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다이노스가 승리해 가을야구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것이 중요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시즌 성적이 가장 좋지 않았던 롯데와 상대 에이스 윌커슨과의 맞대결 승리에 대해 "상대팀이나 상대투수를 가급적 안 보려고 하지만, 물론 롯데를 상대로 마음 한편에 복수하고픈 마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3관왕에 오른 페디는 "아직 시즌이 길게 남아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잠시는 접어두고 당장은 좀 다음 아웃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당연히 욕심은 있다"고 말했다.
페디를 앞세워 3위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NC. 그 역시 창원NC파크에서의 가을을 꿈꾼다.
이번 주 7연전을 6승1패로 마친 NC 강인권 감독은 "페디 선수의 눈부신 호투로 한주 마무리를 기분좋게 장식할 수 있었다. 김주원 선수의 마지막 호수비가 승리에 결정적 이었다. 우리 팀을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선수단 모두 이번 한 주 너무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 다음 주 경기도 준비 잘 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롯데 선발 윌커슨이 6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8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4경기 연속이자 7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지만 페디 벽을 넘지 못하고 2패째(4승).
페디에 8회까지 2안타 무득점에 그치던 롯데는 9회 1사 1루에서 윤동희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하며 완봉패를 모면했지만 뒤집지는 못했다.
롯데는 지난 3일부터 이어진 두산-삼성-NC와의 9연전을 4승5패로 마쳤다. 5강권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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