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빈 품은' 김종민 감독 "박정아에게 밥 한번 사야겠네요"

도로공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김세빈 지명
"체력만 된다면 계속 기회 주겠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여자 프로배구 드래프트에서 '최대어' 김세빈(한봄고)을 영입한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이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1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3-24시즌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김세빈을 지명했다.

배구인 출신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과 전 국가대표 공격수 김남순씨의 딸인 김세인은 188cm의 미들블로커로 최근 한봄고의 7관왕을 이끌었다. 또한 3차례 유스 대표팀(18세, 19세, 20세 이하)에 선발돼 국제대회에서 개인상도 받는 등 실력을 입증, 드래프트 1순위 후보로 거론됐다.

도로공사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이 주어지자 지체하지 않고 김세빈을 호명했다.

드래프트가 모두 끝난 뒤 김종민 감독은 "김세빈을 선택한 결정은 매우 쉬웠다"면서 "경기와 연습을 지켜봤는데 김세빈이 팀에 적합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정대영이 떠나고 최가은이 합류했지만 높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판단, 김세빈을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들블로커는 항상 고민이 되는 포지션이다. 블로킹이 좋아야 수비를 쉽게 할 수 있다. 김세빈이 합류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라면서 "체력만 된다면 경기 내용과 상관없이 기회를 계속 주고 싶다"고 신인 선수에게 신뢰를 보냈다.

도로공사의 김세빈 1순위 지명은 지난 4월 FA 박정아의 페퍼 입단이 계기가 됐다. 당시 페퍼가 FA로 박정아를 영입한 뒤 보호선수 명단에서 주전 세터 이고은을 뺐는데, 도로공사가 예상을 깨고 이고은을 지명했다.

결국 페퍼는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고은을 트레이드로 다시 데려오는 촌극을 벌였다. 여기에 올 시즌 1라운드 지명권(35% 확률)까지 도로공사에 내줬다.

2022-23시즌 우승팀으로 지명권이 단 1%에 불과했던 도로공사는 트레이드 덕분에 1라운드 지명권 확률을 36%로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드래프트 추첨에서 페퍼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이를 양도 받은 도로공사는 김세빈을 데려왔다.

김종민 감독은 "박정아가 있으면 제일 좋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팀을 떠나면서 좋은 선수를 팀에 안기고 갔다"면서 "대표팀 일정이 끝나면 밥을 한 번 사야겠다"고 웃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