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재반등에 韓 국고채 연중 최고치 육박

강봉진 기자(bong@mk.co.kr) 2023. 9. 10. 1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름만 국고채 10년 금리 3.9% 전후로
80달러대 유가에 물가 둔화 가능성 줄어
서울서 부동산 PF 만기연장 실패 속출
PF ABCP A2급 금리 12%로 급등
가계대출 증가에 늘어난 은행채
회사채 수요 잠식 우려도 커져
국내 기준금리와 10년 국고채 금리 추이.<자료=메리츠증권>
국내 국고채 금리가 보름여만에 연중 최고 수준으로 다시 올라섰다. 지난달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내리는듯 했으나 재반등하자 국내 국고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고채 10년 금리는 3.895%를 기록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2일 장중에 4%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인 3.986%에 마감했다.

현재 금융시장은 사실상 미국 국채 금리의 향방에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예상에 부합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이어 미국의 고용시장이 진정된 모습을 보이자 금리는 내렸다. 그러나 유가가 10개월만에 최고치인 80달러 후반대까지 오르며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이 줄어들자 금리는 다시 오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유가 추가 상승 리스크가 현시점에서 가장 큰 나쁜 소식”이라며 “국채 금리 변동에 따라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국채 금리에 민감한 금융시장 흐름이 당분간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PF ABCP 월간 유통량과 평균금리.<자료=신한투자증권>
9월 위기설로까지 번진 부동산금융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점도 금리가 내리지 않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A2급 금리가 11.8%까지 상승했다. 전달 A2급 월 평균 금리가 6.9%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청담동 프리마 호텔부지 개발사업 브릿지론(4640억원) 차환 실패, 용산 상업시설 개발사업(500억원) 디폴트 등 서울 핵심지역에서 만기연장에 실패한 사례들이 속출하며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며 “유동화증권으로 전환된 대출의 경우 차환에 실패할 경우 유동화증권에 신용공여한 증권사와 건설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국내PF와 해외 만기연장 사업장(단위=조원)<자료=나이스신용평가>
최근까지도 신용평가사들은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의 부동산금융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4일 증권업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위험 노출액(익스포저·6월말 기준 47조6000억원)가 여전히 회수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 증권사가 감내해야 할 최종 손실 규모는 현재 건전성 지표와 손실 인식규모에서 나타나는 수준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5조2000억원 중 약 73%(브릿지론 80%·본PF 56%)가 만기연장됐고, 해외 부동산의 경우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액 2조6000억원 중 약 90%가 만기연장됐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면 만기연장 방식이 부동산 익스포저를 해소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으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만기연장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 등으로 최종 손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월별 은행채 발행, 순발행 추이.<자료=한국투자증권>
고금리의 장기화되며 자금조달시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최근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한 수요를 잡아먹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은행채의 발행 증가는 가계 대출을 포함한 대출 증가 수요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채) 조달 증가가 여타 신용채권(회사채)의 수급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데 아직은 시장 흐름을 바꿀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가계신용(잠정)통계에 따르면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말보다 9조5000억원 늘었다. 은행들이 수요가 커진 가계부채에 해당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며 8월 들어 은행채가 순발행으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9월말 이후 자금시장 경색이 본격화되며 5%대의 고금리 은행 정기예금이 크게 늘었고 1년이 지나 예금 만기가 도래해 은행 입장에서는 재수신을 위한 경쟁에 나서며 자금조달 수요가 크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