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볼넷’에 발목 잡힌 SSG…“항상 걱정이었다”
“항상 걱정이었는데….”
SSG는 올 시즌 ‘볼넷’을 가장 많이 허용한 구단이다. 9일 현재 SSG 투수들이 내준 볼넷 개수는 517개로, 리그 평균(428개)을 훌쩍 뛰어넘는다. 어느 순간 폭증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고질병’처럼 시즌 내내 SSG를 괴롭히고 있는 불안 요인이다.
전반기에는 볼넷에서 비롯한 문제가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노경은, 고효준, 최민준, 서진용 등 구원 투수들이 제 몫 이상을 해준 덕에 승계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도 별 탈 없이 넘겨왔다. SSG 불펜진의 전반기 평균자책은 3.34(3위)로, 수준급의 안정감을 보여줬다.
문제를 가려두고 맞이한 후반기, 결국 탈이 났다. 볼넷으로 자초한 위기를 아슬아슬하게나마 극복하던 마운드의 힘이 후반기 들어 급격하게 빠졌다. 후반기 SSG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은 4.70(8위),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은 5.88(9위)에 그치고 있다. 마운드가 흔들린 SSG는 채 한 달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2위에서 5위까지 추락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근 투수들이 부진한 원인으로 ‘볼넷’을 꼽았다. 김 감독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를 앞두고 “시즌 초반에도 볼넷은 많았다. 당시에는 승계 주자가 있을 때, 다음 투수들이 잘 막아주면서 위기를 넘겼다”면서도 “볼넷 문제가 잘 드러나진 않았지만, 항상 걱정됐다”고 속내를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이어 “안타를 맞아도 괜찮으니까 상대와 붙으라고 해도 볼넷이 나온다. 제구력과 심리적인 부분이 다 포함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많이 침체한 것 같다. 지금까지 믿었던 것처럼 믿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원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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