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9월 증시…美 FOMC·中 부동산 리스크 따라 출렁일듯 [기고]

2023. 9.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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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호재-악재 섞인 美실물지표
물가 반등세도 지속되고 있어
9월 FOMC서 금리동결 전망
11월에는 동결 vs 인상 엇갈려
中침체 충격 확산 없겠지만
부동산 리스크 여전히 부담
게티이미지뱅크

9월 금융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어려울 것 같다. 미국 지표 결과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 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수시로 반복될 수 있고, 이는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을 자극할 것이다.

잭슨홀 미팅에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9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할 것으로 보인다. 9월 FOMC에서 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성장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할 수 있고, 한 차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둔 점도표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11월 FOMC 금리 결정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높여 미국 국채금리의 상방 위험을 자극할 수 있다. 미국 통화 긴축의 막바지 국면이라는 점은 주식시장 하방을 단단하게 해주지만, 잔존하는 정책 불확실성과 금리 변동성 등이 상단을 제약하며 당분간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매크로 환경은 미국과 중국 간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다. 미국은 통화 긴축 우려가 지속되고, 반대로 중국은 부양책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주요 2개국(G2)의 불안정한 수요는 한국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작년 기저효과를 딛고 수출 증가율이 개선되겠지만, 개선 강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미국 실물 경제지표는 9월에도 혼재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 생산활동은 여전히 부진하고, 주택시장은 거래 감소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비는 여름철 휴가 시즌 등 서비스 소비 증가로 비교적 양호하며, 노동시장도 신규 고용은 둔화되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추정에 따르면 전년 동월비 3.8%까지 상승을 열어두고 있다. 높은 물가 수준이 지속되는 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조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는 9월 FOMC에서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에 대한 우려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명분이 될 것이다.

중국은 기대치가 떨어진 만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추가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물가 지표가 마이너스권에 머물고 부동산 관련 지표의 개선이 제한적이라면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조기에 해소되기 어렵다.

9월 주식시장도 기민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FOMC 이전에 고용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증시 친화적으로 나와야 안도감 이상의 투자심리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 이후 유독 9월 증시 수익률이 부진했던 계절성과도 마주해야 한다. 9월 FOMC에서 금리 동결로 컨센서스가 유지되긴 했으나, 11월 FOMC에는 동결과 인상을 놓고 수시로 컨센서스가 옮겨가고 있다.

미국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 나이키·메이시스 등 소비재 업체의 실적 부진, 역사적으로 고금리 기조에서 발생하는 경제 전망의 불투명성 등을 고려하면 '미국 경기 둔화 및 긴축 종료'를 기본 가정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 이르다'는 전망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 상태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긴축에 민감할 때 출현하는 '지표 호재를 증시 악재, 지표 악재를 증시 호재(Good news is bad news, Bad news is good news)'로 인식하는 국면이 재차 전개될 것이다.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렇지만 중국 수출 의존도가 낮아지고, 중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이 옅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이 부진하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신흥국향 외국인 자금의 순매수 강도를 말해주는 'MSCI 신흥국 지수'의 발행좌 수는 6월 이후 3개월 동안 7% 감소한 반면, 중국을 제외한 'MSCI 신흥국 ex 중국 지수'는 같은 기간 20% 증가했다. 지수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지만, 지수 상단이 열리기 위해서는 채권 대비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를 측정하는 '주식시장의 어닝스 일드갭(PER의 역수 - 10년물 금리)'이 2004년 이후 최저치라는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려면 금리가 하락하거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돼야 한다. 9월 FOMC와 3분기 실적 시즌을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결론적으로 9월 증시 방향을 전망하면 주가 과열 우려 완화, 이익 전망 호전, 양호한 외국인 수급 환경 등을 바탕으로 지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FOMC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반등, 중국 부동산 리스크 등 상단에 제약적 요소가 상존한 만큼 4분기를 앞둔 방향성 탐색 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주도 업종인 반도체와 2차전지 간 수급 로테이션이 수시로 일어날 텐데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큰 반도체 비중을 유지하고, 증시 변동성에 대비한 금융 등 고배당 업종, 중국 리오프닝 관련 유통, 화장품 등 소비재 업종의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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