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교사 사망’ 학부모 식당 별점 1개…주말에도 추모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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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짧은 기간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추모객은 "남의 일 같지 않아 찾아왔다"며 눈물을 흘렸다.
ㅅ교사가 이전에 근무했던 인근 다른 초등학교에도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이곳은 11일 오후까지 운영한다.
숨진 ㅅ교사가 2019년 한 초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악성 민원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들 신상도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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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위험하다]
“선생님. 짧은 기간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10일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 엄마 손을 잡고 학교를 찾은 아이는 쭈뼛거리다 책상에 놓인 메모지와 펜을 잡았다. 선생님에 대한 마음을 꾹꾹 눌러담아 벽에 붙이고는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 학교 1층에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교사 ㅅ(42)씨의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입구부터 근조화환이 놓인 학교는 주말인데도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도 추모 단상 앞에 서서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한 추모객은 “남의 일 같지 않아 찾아왔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지난해 악성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아동학대로 신고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늘 시한폭탄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 같다. 돌아가신 선생님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알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추모공간 맞은편의 벽에는 ㅅ교사를 추모하는 메모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얼마나 힘들었나”, “알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늘에선 편히 쉬시라”, “잊지 않겠다”, “이제 우리가 바꾸겠다”는 애도와 다짐의 말들이 벽을 가득 채웠다. “7차 집회에서 마지막으로 밝게 웃던 모습 가슴에 영원히 박혔다”는 글도 눈에 띄였다. ㅅ교사는 서울 서초구 교사와 관련한 집회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ㅅ교사의 발인은 전날 이뤄졌지만, 이 학교에 설치된 추모공간은 오는 15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대전 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이 돌아가며 추모공간을 지키고 있다. ㅅ교사가 이전에 근무했던 인근 다른 초등학교에도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이곳은 11일 오후까지 운영한다.
숨진 ㅅ교사가 2019년 한 초등학교에 근무할 당시 악성 민원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들 신상도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다. 해당 학부모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프랜차이즈 음식점 유리창에는 항의 쪽지들이 붙었고, 일부 시민들은 이 가게에 계란과 밀가루, 케첩을 뿌렸다. 이 음식점의 온라인 이용 후기에는 별점 1점과 함께 학부모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불매 움직임까지 일자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판에 댓글로 “이유를 불문하고 내용이 확인될 때까지 (해당 가맹점을) 영업 중단 조치 중”이라며 “향후 사실 관계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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