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24회 이효석 문학상] "단점 찾기 어려운 소설 … 올해는 안보윤의 문학적 비상의 해"
대상작 '애도의 방식' 안보윤
"한 세계와 다음 세계의 연결
소설 창작 작업 늘 즐거워"
우수작품상 받은 4인의 작가
시상식 함께하며 서로 격려
◆ 이효석 문학상 ◆
지금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대는 청명한 하늘 아래 하얀 메밀꽃이 절정이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나귀를 형상화한 거대 전망대에 올라 마을 일대를 바라보면 동서남북 펼쳐진 메밀꽃밭이 절경을 이룬다.
흐드러진 메밀꽃밭에서 9일 제24회 이효석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효석문학재단·매일경제신문·교보문고가 공동 주최하는 이효석문학상은 총상금 7500만원(대상작 5000만원)이 내걸린 한국 최대 규모 문학상이다. 올해 대상에는 소설 '애도의 방식'을 쓴 안보윤 작가가 선정됐다.
안 작가는 "소설을 쓰면서 망설이는 일이 많았다. 결말에 다가가기 전에 숨을 고르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게 완전한 끝이 아님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라며 "마지막 호흡과 첫 호흡이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 마지막 문장과 다음 소설의 첫 문장이 더욱 신중해진다. 한 세계가 다음 세계와 연결되는 일은 항상 즐겁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안 작가는 "부족한 작품을 지지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또 저를 응원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에는 안 작가를 비롯해 우수작품상(상금 500만원)을 받은 강보라·김병운·신주희·지혜 소설가가 동석해 자리를 빛냈다.
'북명 너머에서'로 우수작품상을 받은 지혜 소설가는 "이번 소설을 쓰면서 1972년 한국영화 '화분'의 정서를 참고했는데, 이 영화 원작이 바로 이효석 선생님의 1939년작 소설 '화분'이었다"며 "한 편의 소설이 영화가 되고 영화를 보고 단편이 완성되는 과정이 어떠한 이야기보다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가산 이효석 선생의 장남 이우현 선생을 비롯해 방민호 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서울대 국문과 교수), 심진경 문학평론가(올해 이효석문학상 심사위원장), 정이현 소설가, 이경재·박인성 평론가(이상 심사위원), 서양원 매일경제신문 논설주간, 안병현 교보문고 대표이사, 권혁순 강원일보 논설주간 등 100여 명도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우현 선생은 "올해부터 교보문고가 함께하게 돼 이효석문학상이 더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상이 됐다"며 "오늘 주인공인 안보윤 작가께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양원 논설주간은 "'애도의 방식'은 사회가 학교폭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관한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라며 "이효석문학상 발전이 수상 작가님들 어깨에 달려 있다. 더 정진해 좋은 글을 많이 남겨 달라"고 당부했다. 안병현 대표이사는 "독자로서도 매년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어왔다. 이효석문학상을 함께하고 또 수상작품집을 함께 출간하게 돼 매우 뜻깊다. 교보문고가 한국문학의 길을 넓히는 일에 동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심진경 평론가는 "수상작인 안 작가의 작품은 단점을 찾기 어려운 소설"이라며 "이번 수상이 안 작가의 문학적 비상의 계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효석문학재단 이사장 방민호 교수는 "이효석 선생은 젊은 문학으로 지금 우리 곁에 살아 있는, 서정과 현실 의식을 겸비한 문학인이었다"며 "이효석 정신과 더불어 이 나라 문학이 더 풍요롭고 새로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창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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