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여성 절반 "아줌마·아가씨로 불렸다"… 열에 하나는 "원치 않는 구애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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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직장인 절반은 일터에서 '아줌마·아가씨'와 같은 성차별적 호칭으로 불린 경험이 있고, 열 명 중 한 명은 임신·출산·육아휴직 이후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55.9%는 성차별적 호칭으로 불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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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지적 겪은 비정규직女, 정규직男 3배
임신출산·육아휴직 후 불이익 여성 11%
"직장 내 성차별 괴롭힘 방지책 마련해야"
"출산과 육아휴직 이후 직책 강등과 급여 감봉도 모자라, 평사원과 같은 근무복을 입고 일하라는 지시를 받아 하루하루 비참함을 느낍니다."(2022년 8월 직장갑질119 제보 이메일)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유부남 상사가 사적으로 만나자는 헛소리를 합니다. 그만두기 어려운 상황이라 웃으며 참았더니 만만해 보였는지 성추행을 시도하고 밤에 전화를 해댑니다."(2022년 11월 제보)
여성 직장인 절반은 일터에서 '아줌마·아가씨'와 같은 성차별적 호칭으로 불린 경험이 있고, 열 명 중 한 명은 임신·출산·육아휴직 이후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55.9%는 성차별적 호칭으로 불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 근로자 중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답한 비율(12.4%)의 4.5배에 달한다.
'성차별 호칭'으로 불린 경험은 임금 수준에 따라서도 뚜렷이 갈렸다. 월급이 150만 원 미만인 노동자는 46.2%가 '특정 성별을 일컫는 부적절한 호칭'으로 불린 경험이 있었지만, 월급 500만 원 이상 노동자는 그런 경험을 한 비율이 16.4%에 불과했다. 노동시장 양극화의 또 다른 단면이다.
일터에서 "여자는 이래서 안 돼" 같은 성차별적 발언을 듣거나, '커피 타기' 같은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역할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는 여성도 각각 45.1%와 44.8%였다. 남성 직장인의 경우 성차별 발언은 14.2%가, 성 역할 수행 요구는 12.2%가 겪었다.
여성 10명 중 1명(11.5%)은 임신·출산·육아휴직 후 업무상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한 남성 응답률(3.4%)의 3배를 넘는다.
사생활 간섭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26.9%)이 남성(13.5%)보다, 비정규직(23.5%)이 정규직(16.5%)보다 각각 높았다. 비정규직 여성이 직장에서 "화장을 왜 안 했냐" "옷을 예쁘게 입어라"는 등 외모 지적을 당한 경험은 31.5%로, 정규직 남성(9.6%)의 3.3배에 달했다.
직장갑질119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때처럼 직장 내 원치 않는 구애는 스토킹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설문에 따르면 여성 직장인 11.0%, 남성 직장인 3.4%가 원치 않는 구애를 경험했다. 직장인 84.9%는 스토킹 범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럼에도 사내 성범죄 발생 후 회사가 피해자를 보호해줄 것이라고 기대한 비율은 절반(51.8%)에 불과했고, 정부 보호를 기대한 응답자는 넷 중 한 명(26.2%)꼴에 불과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 중 회사와 정부의 피해자 보호를 기대한 응답자는 각각 35.9%, 12.6%뿐이었다.
여수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하나의 극단적 젠더 폭력이 있기까지 그 배경에는 부적절한 호칭, 구애 갑질 등 수많은 성차별적 괴롭힘이 있다"며 "직장 내 젠더폭력을 근절하려면 이런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한 대책 마련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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