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가지치기에... 의정부 메타세쿼이아 '흉물' 전락
시민들 "이상기후 속 도심 숲인 가로수 관리에 신경써야"
의정부 도심 한복판 도로 양측의 수십년 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과도한 가지치기로 무더기로 고사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시는 쇄도하는 민원 때문에 반복해 가지치기를 하다 보니 고사됐다는 입장이지만 도시숲인 가로수 관리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의정부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보건소 앞에서 신흥로와 마주치는 왕복 4차선 범골로 양측 300m 구간에는 1990년대 신시가지 개발 때 심어진 수십년 된 메타세쿼이아 수십 그루가 심어져 있다.
이 중 농협중앙회 의정부시지부 앞, 경기북부 새로일하기센터 앞, 경기도건설본부 북부도로과 앞 등을 비롯해 J빌라 부근 등지에 15~16그루가 싹을 틔우지 못하고 고사한 상태다.
시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상가를 가리고 낙엽이 흩날려 배수구를 막고 주변을 어지럽힌다는 민원을 들어 지난해 3~4월 등 그동안 반복해 가지치기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나무의사 진단 결과 “지속적인 강전지로 수세가 약해져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판정을 받았다. 나무의사는 6~7개월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리겠다고 최종 판단을 보류했지만 올해도 싹을 틔우지 못해 고사한 게 확실해 보인다.
이 때문에 7~8m 높이의 울창하고 아름답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듬성듬성 치아가 빠진 것처럼 되고 가지치기한 나무는 닭발처럼 변해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같은 시기에 심어진 가로수로서 둔야로 100m 정도의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길과는 대조적이다.
시민들은 “적은 예산에 민원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가지치기로 수십년 된 가로수가 이같이 무더기로 고사하는 건 처음 본다. 대부분 공공기관 앞이다. 무슨 민원인지 모르겠다. 이상기후 속 도심열섬현상을 누그러뜨리는 데 효과가 있다는 가로수 관리에 시가 무감각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연간 3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1만9천~2만그루의 가로수를 관리하고 민원이 지속적으로 빈발하는 곳을 대상으로 과도하게 전지했기 때문”이라며 “고사된 가로수를 연내 제거하고 도시림 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 대체목 식재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가로수 가지치기 시 전문가 분석 등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도시숲 생활숲‧가로수 조성관리 기준을 지난 6월 고시한 바 있다.
김동일 기자 5352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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