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한복판에 스마트팜과 예술이 함께 자란다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9. 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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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베리팜하우스 명동서
실내 농장 유기농 딸기 재배
키네틱 아트 등 어우러진 복합공간
윌리엄 다렐, ‘긍정의 꽃피움’ <슬리퍼스써밋>
명동 한복판 버려진 듯한 건물 안에 유기농 딸기와 함께 새로운 생명체 같은 예술작품이 함께 숨쉬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명동6길 30에 자리한 매드베리팜하우스 명동에 들어서자 조용히 피고 지는 꽃의 움직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런던과 파리에서 활동하는 키네틱 아티스트 윌리엄 다렐이 3개의 작은 섬 공간을 만들고, 실제 흙에 심어진 ‘수분 매개자’와 움직이는 벌레, ‘긍정의 꽃피움’과 ‘진동하는 버섯들’ 등 본인 작품을 설치했다.

매드베리팜하우스 명동 입구쪽에 설치된 윌리엄 다렐의 ‘버섯들의 진동’ . <이한나 기자>
루트341과 슬리퍼스써밋이 주관한 전시 ‘Re: Store - 기곡제(祈穀祭)’는 실내 농장 안에 새로운 생명체처럼 예술을 풀어놓았다.

프리즈 기간에 맞춰 농사의 성공을 기원하는 콘셉트로 프리뷰 전시를 시작했고 공간을 추가로 조성해서 오는 11월 15일 공식 개관할 예정이다. 앞으로 자연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과 이곳에서 재배한 딸기 식음료 등 상품을 기획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루이뷔통 매장 전시로 화제를 모은 윌리럼 다렐과 한국계 캐나다인 작가 쌔미리, 마시밀리아노 모로, 박수이 등 작가 4명이 함께 참여했다.

매드베리팜하우스 명동에 스마트팜과 예술작품이 어우러진 전경. <이한나 기자>
쌔미리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조형물로 자연의 치유를 표현했다. 심장 모양 딸기가 심장 치료제로 쓰였다는 과거 선조들의 치료법에 근거한 작품으로 ‘공생체(Symbioent)’는 인체의 모세혈관 대신 가느다란 딸기 줄기로 이어진 딸기와 인간의 돌연변이체로 꿀벌로 수분 돼 생명을 연장한다.
박수이, ‘곰팡이 플러터’ <슬리퍼스 써밋>
박수이는 플라스틱 산업재료로 정교하게 해양생물이나 곰팡이를 닮은 작품을 만들어 재료의 역설적인 아름다움과 동시에 인간과 자연 사이의 공고한 공생 관계를 구현했다. ‘흐름’은 매끄럽게 이어지는 생명력을 블랙 케이블 타이로 표현했고, 이와 대비되는 작품 ‘화이트 공생’은 마치 실내에서 자라나듯 서서히 공간을 점유하는 모양새다.

2층에서 발견하는 실내농장 자줏빛 조명마저 예술작품처럼 착각될 정도다. 딸기가 자라고 있는 농장 복도에 쌔미리의 하드웨어 연작이 펼쳐졌다. 수많은 사진을 3D 모델로 캡처해서 아이슬란드 해안 등을 따라 발견된 지질학적 질감을 표현했다. ‘에코파니 가야(Ecophany Gaya)’ 영상은 첨단 신경과학, 싸이메틱, 기곡제(풍년을 위한 한국의 제사), 해녀의 숨소리가 섞여 전시 주제를 종합하는 모양새다.

전시를 기획한 스테파니 김승민 큐레이터는 “전시 공간은 IoT, 기계, 영혼, 자연의 시너지로 짜인 거대한 생태학”이라며 “현재 인간이 가는 곳이 어디인가, 세상을 살아가는 대안은 무엇이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예술은 무엇인지 질문한다”고 밝혔다.

도시농장 콘셉트 복합문화공간으로 기획한 넥스트온(대표 최재빈)는 환경 농업 기술의 선구자로 세계 최초로 터널형 농장을 구축해 딸기 양산에 성공한 스마트팜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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