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봉’으로 보였나…‘뽕’ 들여오려던 해외조직 적발
국내 유통책과 연락해 밀반입
경찰, 해외총책 등 74명 검거
62만명 동시투약 가능한 분량
시가 623억원어치 필로폰 압수
10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위반’등의 혐의를 받는 마약 판매자 36명과 매수‧투약자 38명 등 7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국내 판매자 13명은 구속됐다. 2명은 추적 중이다.
마약 조직의 윗선에는 각각 캄보디아 총책 A씨(52), 중국 총책 B씨(42·중국 국적), 나이지리아 총책 C씨(35·나이지리아 국적)가 있었다. 이들은 국내에 있는 마약 유통책과 연락하며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해왔다.
국내 유통책 중 한 명인 김 모씨(49)는 올해 3월 A씨의 지시에 따라 나이지리아 마약조직이 헬스보충제로 위장해 밀반입한 필로폰 20kg를 취득했다. 이 중 일부는 서울‧대구‧창원 등에 흘러들어갔으며 일부는 B씨의 국내 유통책에게도 전달됐다. 또 김 씨는 A씨 지시로 지난 3월 29일 대전에서 비대면으로 필로폰 1kg을 입수한 후, 이를 C씨의 국내 유통책에게 전달했다.
검거 과정에서 경찰은 국내 마약 유통책들이 갖고 있던 필로폰 18.7kg을 유통 직전에 압수했다. 필로폰 18.7kg은 62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623억원에 달한다. 압수된 필로폰 중 17.2kg은 나이지리아 총책인 C씨가, 나머지 1.5kg은 중국 총책인 B씨가 국내에 밀반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검거된 해외 마약상들의 국내 유통책은 총 22명으로, 중국 측 11명, 캄보디아 측 6명, 나이지리아 측 5명이다.
경찰은 올해 초 국정원으로부터 나이지리아 마약상이 국내에 필로폰을 유통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곧바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4월 필로폰 거래 장소 주변 폐쇄회로(CC) TV 추적 등을 통해 국내 유통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이들에 대한 1차 수사를 끝마친 경찰은 배후에 해외 총책이 있다는 것을 파악해 중국, 캄보디아, 나이지리아에 있는 마약 유통책 신원을 특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적발된 해외 마약 총책 3명 모두 국내에서 마약사범으로 처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캄보디아 총책 A씨는 지난 2016년 1월 필로폰 2.5kg을 필리핀에서 국내로 밀수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돼 서울 구치소, 청송교도소 등에서 4년 6개월간 복역했다. 복역을 마친 A씨는 캄보디아로 건너가 교도소 동기와 연계해 국내에 마약을 유통한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마약상 B씨도 2019년 국내에서 필로폰을 수수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중국으로 추방된 바 있다.
강제 추방된 나이지리아 총책 C씨는 2016년 10월 단기방문 비자로 입국해 국내에서 불법체류를 하다 2년 후인 2018년 8월 추방됐다. 그 이후에도 C씨는 2021년 6월 향신료로 위장한 대마 6.3kg을 가나에서 국내로 발송하는 등 국내 체류 중인 지인과 연계해 마약류를 밀수하고 유통했다.
경찰은 마약사범에 대해 높은 양형 기준이 재정립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국내 체류 경력이나 교도소 수용 경력이 더 큰 범죄에 악용되고 있으나 실제 마약사범들에 대한 처벌이 법정형 대비 가벼운 경향이 있다”라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올해 6월 13일 마약 범죄 양형 기준을 내년 4월까지 설정 및 수정하는 과업을 의결했는데, 엄중한 처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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