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고배 롯데면세점의 ‘새옹지마’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9. 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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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커, 시내면세점 선호
비싼 공항임대료 아낀 자금으로
할인 프로모션 공격적으로 펼쳐

지난 3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면세점이 최근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복귀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유커가 공항면세점보다는 시내면세점 이용을 선호하는데다, 공항면세점에서 아낀 임대료로 경쟁사보다 공격적인 할인과 프로모션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7월 인천공항 출국객은 270만 명(268만5296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7월 대비 약 84% 수준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1200억 여원을 기록하며 2019년 평균 대비 56.2% 수준에 그쳤다.

현재 인천공항 임대료는 출국자 여객수(PAX)에 따라 연동된다. 가장 많은 구역을 확보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월 임대료를 올해 7월 출국객 수로 계산해보면 3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출국객이 2019년 수준으로 온전히 회복되면, 이들 면세점은 연간 4000억원의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내야 한다. 한국을 찾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늘어날수록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에겐 ‘승자의 저주’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유커 복귀에 공항 면세점 매출도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지만, 대다수 중국인 고객들이 시내에서 관광과 함께 면세점 쇼핑을 선호하는 탓에 공항면세점이 기대만큼 수혜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단체관광 일정을 소화하며 시내 면세점과 쇼핑센터 등에서 이미 지갑을 열었기 때문에 출국장 면세점 이용률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열린 ‘국내 면세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내면세점 매출의 중국인 비중은 87.7%로 대부분이지만, 이 비율이 출국장(공항) 면세점에선 15.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안에서 면세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반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을 따내지 못한 롯데면세점은 오히려 호재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항에서 아낀 임대료를 공격적인 할인·프로모션과 해외사업 확대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이달 6일 롯데면세점은 중국 여행사 대표단 130여명을 명동 본점에 초청했다. 이들에게 매장과 편의시설을 홍보하면서 본격적인 유커 맞이에 나선 것이다.

산둥성 연타이항에서 여객선을 탑승하고 5일 인천항에 도착한 중국 여행사 대표단은 3일 동안 인천 강화도와 서울 시내, 파주 임진각 등을 사전 답사했다. 지난 5일에는 국내 관광업계서 활동하는 중국어 가이드 200여명을 모아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유커의 본격 귀환이 이뤄지는 만큼 관광업계 종사자와의 협력관계를 돈독히 해 중국인 관광객에게 면세점 쇼핑 혜택을 더 잘 알리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추석 등 황금연휴를 앞둔 쇼핑 수요를 잡기 위해 ‘올나잇 파티’도 준비했다. ‘올나잇 파티’는 다음달 14일 공연에는 트와이스, 21일 공연에는 이준호 등이 참여해 밤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무대를 펼친다. 티켓은 롯데면세점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에서 800달러 이상 구매하는 내국인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롯데측은 면세점 쇼핑과 결합한 상품을 구성해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유치할 계획이다.

이달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안에서 면세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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